한진家 이명희·조원태 '정면 충돌'…한달 전 인사가 '갈등의 불씨'
한진家 이명희·조원태 '정면 충돌'…한달 전 인사가 '갈등의 불씨'
  • 정원 기자
  • 승인 2019.12.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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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이어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도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한진가(家) '남매의 난'이 가족 전체의 갈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갈등은 지난달 28일 실시된 그룹 임원인사가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5일 성탄절을 맞아 이 전 이사장의 평창동 자택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은 이 고문과 거친 말다툼을 벌인 끝에 집안의 물건까지 부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는 차녀인 조현민 전무도 함께 했으며, 이 전 이사장은 경미한 상처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집안에서 소동이 있었던 것은 맞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정확한 사실 관계는 개인적인 사안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과의 갈등을 극복하고자 우군 확보 차 모친을 찾았다가 입장 차이가 확인되자 소동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진가 내부의 갈등이 극에 달한 데는 지난달 29일 실시된 임원인사가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진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명희 고문은 임원인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지만, 조 회장이 지난달 27일께 전혀 다른 내용의 인사안을 들고 이 고문을 찾으면서 갈등이 시작됐다"며 "이 과정에서 이 고문은 '합의 없이 하려거든 마음대로 하라'는 취지로 조 회장을 질책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에는 조 회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며 "소위 '이명희·조현아 라인'의 임원들이 철저히 배제된 것을 보면서 곧 문제가 터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조 회장의 측근들은 대부분 부사장 자리를 꿰찼다"며 "가족 간 합의보다 한 박자 빠르게 조직 장악에 나서려던 점이 결국 자충수가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단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조 전 부사장은 복귀가 무산된 데 더해, 우호적인 관계였던 상당수의 임원들도 잃게 됐다.

이에 대해 인사 내용을 공유받지 못했던 조 전 부사장은 매우 격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기내식기판사업본부 소속인 조병택 전무와 양준용 상무, 함건주 상무는 임원인사를 기점으로 모두 물러났다.

과거 기내식기판사업본부에서 기내식운용총괄을 맡았었던 김태진 인천여객서비스 지점 상무 또한 이번 인사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기내식기판사업본부는 조 전 부사장이 복귀한 후 경영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을 정도로 호텔사업과 함께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다.

반면,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기내식기판사업본부를 새로 책임지게 된 이승범 부사장은 조원태 회장의 측근으로 통한다.

여기에 이 고문의 측근들까지 대거 물러나면서 갈등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이사장의 '오른팔'로 알려졌던 이병호 대한항공 전 동남아본부장이 칼리무진으로 전출된 것을 시작으로, 이석우 인력관리본부 상무와 남기송 운항본부 상무 등도 이번 인사에서 일본지점과 한국공항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 본부장의 경우 전출 이후 인사에 불만을 품고 스스로 사표를 썼다.

업계 관계자는 "이 고문은 가족 간의 화합을 유지하기 위해 끝까지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다만,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이 독단적으로 인사를 진행면서 관계도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조원태 회장 측근들을 대거 승진해 명확한 대비를 이뤘다.

우기홍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하은용 최고재무책임자(CF0)와 이승범 고객서비스 부문 총괄 임원(CC0) 등도 모두 부사장을 달았다.

우기홍 사장과 하은용 CFO, 이승범 CCO는 델타항공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조 회장과 한진정보통신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진 장성현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측근인 우기홍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한편, 한 자리에 불과했던 핵심 보직 부사장 자리를 3개로 늘려 이 자리를 모두 측근으로 채운 셈이다.

아울러 이번 임원인사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강두석 인력관리본부장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 임원인사가 갈등의 불씨로 남아 지금까지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고문과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한진 내부에서도 경영권 방어와 관련해 전략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조 회장이 어머니와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자 26일 오전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회의를 열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한진가 경영권의 향배도 더욱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현재 한진가가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총 29% 수준이다.

조 회장은 6.52%로 가족 중에는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조 전 부사장(6.49%), 조 전무(6.47%)와 견주면 큰 차이는 없다.

여기에 이 전 이사장도 5.31%를 보유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외부로 범위를 넓히면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진다.

단일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KCGI가 최근 지분율을 늘려 17.29%의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데 더해, 반도건설은 기존 6.28%였던 지분율을 8~9%까지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건설은 조만간 보유 지분율을 공시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우군'이라고 인식돼 있는 델타항공이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략적 투자자라고 밝힌 만큼 향후 경영권 분쟁 양상에 따라 유리한 판단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조 전 부사장과 이 전 이사장의 이탈이 확정될 경우 내년 3월 주주총회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조 전무의 경우 조 회장과 뜻을 어느 정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과 달리 논란 속에서도 비교적 빨리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도 조 회장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서용원 사장의 용퇴 이후 ㈜한진의 사장 직급을 공석으로 두고 있는 점도 조 전무의 이동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다"면서도 "다만, 조 전무의 경우 여전히 이 고문과 평창동 자택에서 생활하고 있어 입장이 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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