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 고조에 숏커버가 나오며 급등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9.00원 상승한 1,167.1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상승 출발했던 달러-원 환율은 코스피 지수가 강세 출발하면서 이내 하락세로 반전했다.

이후 1,156원대에서 등락하던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30분께 이란 군부 실세가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는 소식에 빠르게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가 오전의 상승폭을 대부분 되돌린 가운데 대표 안전자산인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최대 0.53% 하락한 107.970엔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다소 줄이며 아시아 시장을 마감했다.

유가도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장중 3% 이상 올랐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도 상승 반전하며 6.97위안대로 진입했다.

지난해 12월 원화 강세로 달러-원 환율이 40원 이상 하락한 가운데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원화 강세를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1,165원 선이 뚫리고 숏커버가 나오면서 달러-원이 빠르게 1,167.8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대기하던 수출업체의 연초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상단을 제한했다.

◇ 4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163.00∼1,175.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지난달 달러-원 환율 하락세가 과도했다는 심리와 글로벌 차원의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이를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위안화 등 다른 통화에 비해 달러-원만 많이 올랐다"며 "지난 12월 달러-원이 40원 정도 떨어졌는데 그동안 원화 강세를 중동발 위기를 핑계 삼아 되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시장이 최근 2~3주 동안 미중 무역합의 서명 기대와 중국 경기 부양 이슈 등 긍정적인 재료만 보면서 움직였다"며 "분위기만 보면 달러-원 환율이 1,140원대까지 하락해야 했는데 심리만 앞섰을 뿐 펀더멘털 등이 따라 주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상황에서 중동 긴장 소식이 나오자 아래쪽을 보던 곳에서 조금씩 숏커버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1,165원 선에서 저항이 있었지만, 이 레벨이 뚫리면서 1,167.80원까지 갔는데 이후 업체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다소 밀렸다"고 전했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달러 강세 영향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대비 0.40원 오른 1,158.50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코스피 지수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달러-원은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나타냈다.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순매수에 1% 이상 상승하면서 달러-원은 1,156원대로 레벨을 낮춰 등락을 이어갔다.

그러나 오전 10시 30분께 이란의 군부 실세인 솔레이마니 쿠드스 사령관이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순식간에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로 돌아섰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0.5% 이상 하락했고, 달러-원과 역외 달러-위안 환율도 상승 반전하며 상승폭을 키웠다.

유가도 중동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 급등했다.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의 상승세를 반납하고 보합권에서 등락했고, 10년 만기 국채선물은 70틱 이상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달러-원도 오후 들어 상승폭을 꾸준히 확대해나갔다.

달러-원은 오후 장중 1,167.80원까지 오르며 고점과 저점 간 차이가 11.70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8월 6일 이후 일중 변동폭이 가장 크다. 당시 달러-원 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13.40원이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162.63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86억1천81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0.06% 오른 2,176.46, 코스닥은 0.61% 내린 669.93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648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1천32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8.121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79.06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1681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6.793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688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67.51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6.16원, 고점은 167.51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95억 위안이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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