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미군의 이라크 공습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커진 데다, 미국 제조업에도 빨간불이 들어와 큰 폭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9.3bp 내린 1.787%를 기록했다. 최근 4주 동안 가장 낮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 8.5bp 내렸으며, 지난해 11월 15일 주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0bp 하락한 1.523%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10일 이후 가장 낮다. 주간 낙폭은 6.4bp로, 11월 1일 이후 가장 컸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9.0bp 떨어진 2.249%를 나타냈다. 이번 주 6.0bp 내렸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30.7bp에서 이날 26.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지정학적 위험이 재부각돼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났다.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간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 가뜩이나 긴장이 흐르던 상황에서 이란의 보복, 미국과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큰 폭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분위기가 뚜렷했다.

공급관리협회(ISM)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 예상을 대폭 밑돌며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보잉과 GM의 생산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제조업이 미국 경제에 여전히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는 현 통화정책 기조가 적당하고 경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한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견해가 확인됐다. 위원들은 부분적인 미·중 무역합의 등 경제 위험도 줄었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등도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내놨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는 "이란이 2020년 초 지정학적, 미국 외교 정책에 대한 입장을 재조정할 때까지 미국의 공격이 시선을 끌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완전히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대응과 고조 위험이 향후 시장의 분위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C 은행의 분석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될 위험을 투자자들이 감지하기 시작하면서 심리가 리스크 오프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판테온 매크로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동의 혼란이 주식시장의 지속적인 매도세를 촉발할지는 미지수"라며 "미국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2번째로 밀려날 정도로 기업과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릴지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지만, 이란이 이런 방향으로 대응하면 미 연준은 다시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특히 신용시장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더욱더 그렇다"고 덧붙였다.

MUFG 증권의 존 하드만 금리 전략 디렉터는 "운송 부문이 12월 ISM 보고서를 끌어내렸을 것"이라며 "2020년 말께 제조업 활동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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