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새해 벽두부터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이 이란 군부의 실세를 사살하면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탓이다. 때마침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합의까지 겹쳐 국제유가 상승 탄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람코(Aramco)의 상장효과 극대화를 위해 감산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고 있는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추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6일 오전 1시6분 현재 배럴당 1.35달러 오른 64.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주말 3% 이상 급등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연신 갈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유가가 우상향 사선으로 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얼마나 늘어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최근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미국이 석유 생산량을 추가로 늘릴 경우 유가 상승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하루 평균 1천78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2018년 1천550만배럴에 비해 무려 15% 가량이나 증산한 결과다.

올해에도 미국의 산유량은 줄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추 등을 위한 자본비용이 무려 50%나 치솟았다는 점은 변수다. 유가 상승 등으로 자본비용에 대한 압박이 완화되면 증산시도가 이어질 수도 있다.

OPEC와 OPEC+ 멤버가 감산합의를 지킬지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OPEC는 2018년에 하루 평균 12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지만 이라크,나이지리아,러시아 등은 이를 무시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를 보정하기 위해 50만배럴을 추가로 감축한 뒤에야 감산효과가 나타날 지경이었다.

올해에는 비 OPEC 국가인 브라질과 노르웨이 등이 하루 평균 180만배럴을 추가로 생산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올해부터 감산 규모를 하루평균 120만배럴에서 170만배럴로 50만배럴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OPEC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 합의에서 정한 산유량보다 하루평균 40만배럴 가량을 자발적으로 더 줄일 방침이다. 실제로는 하루 평균 210만배럴이 감산되면서 유가에 대한 지지력을 제공하는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람코 주가를 지지하기 위해서라도 유가를 떠받치는 게 발등의 불이다.

국제유가는 기술적으로도 정배열이 완성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WTI는 지난해 4월23일 장중에 배럴당 66.30달러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지난해 10월3일 장중 50.99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역배열이 심화된 형태를 보였다. 이후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에 휴전 양상을 보인 지난해 말부터 정배열 움직임으로 돌아서 고점을 높이고 있다. 전고점을 넘어서면 마땅한 저항선이 없다. 중동 정세에 따라 국제유가 지옥문이 열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편, 이란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의 사령관인 거셈 솔레이마니가 암살된 이라크는 원래 천국을 뜻하는 에덴(eden)이 있던 곳이다. 이라크 남부지역에 있던 수메르인의 특별한 정원이 에딘(edin)으로 불렸고 기원전 2천년경 수메르를 정복한 바빌로니아인에 차용되면서 에디나(edina)로 불렸다. 이후 에디나는 창세기에 히브리어로 에덴(eden) 차용돼 등장한다. 각종 테러와 폭력으로 지옥문이 열리고 있는 이라크가 원래 에덴의 원형이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취재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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