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국은행이예상보다 떨어진 우리나라의 성장률이GDP갭률 경로에 주는 영향을 제한적인 것으로 진단해 서울 채권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지난 두 번의 기준금리 인하로 한은이 예상한 시기에 GDP갭률이 정상화하면, GDP갭률 만의 이유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29일"7월 기준금리 인하는 GDP갭률의 마이너스 전환을 확인하고 금리를 내린 백루킹(Back looking)이었지만, 10월은 확실한 포워드 루킹(Forward looking)이었기 때문에 그 효과를 일단 측정해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같은 성장률 차이..해석은 달라 =경제지표 분석에 정통한 이 관계자는"지난 26일에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에 머물렀지만, GDP갭률(실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 경로에 주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경제 부진이 앞으로의 성장 경로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번 3분기 성장률은 한은의 전망에 0.2%포인트 부족했다. 이는 지난 상반기와 같은 수치다. 지난 7월 한은은 상반기에 우리나라가 2.7% 성장한다고 했지만, 실제는 2.5%에 그쳤다. 이후 10월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6%포인트 떨어뜨리고 기준금리도 내렸다. 마이너스로 돌아선 GDP갭률이 확대됐다는 이유에서다. 현상은 비슷하지만, 반응이 다른 셈이다.



<한은이 2012년 10월 경제전망에서 밝힌 GDP갭률. 지난 4월보다 1%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그는 "잠재성장률은 최소 5년 이상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성장률이 떨어지면 GDP갭률이 바로 벌어지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체력이나 경기순환을 고려했을 때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 "위기 절대 아냐..월말지표 지켜봐야" = 한국은행은 1%포인트 내외로 확대된 우리나라의 GDP갭률이 위기상황이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른 한은 관계자는 "과거 우리나라의 GDP갭률이 -4%를 기록할 때도 위기 해결에 문제가 없었다"며 "지금은 경기모멘텀이 꺾인 게 아니라 경기순환상 나올 수 있는 수치"라고 말했다. 10월 말 발표되는 경제지표에서는 개선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타냈다.

한은 역시 이러한 결과를 예상했기 때문에 앞으로 나올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한은이 소수점 0의 전망을 한 사례가 거의 없는데 이는 전망치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는 방어수단"이라며 "지속적으로 하방 위험을 강조하는 점을 봤을 때 한은 내부에서도 전망치를 달성한다는데 다소 회의적이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