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본시장 혁신 필요…증시, 과도한 낙관은 위험"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본시장 혁신 필요…증시, 과도한 낙관은 위험"
  • 정선영 기자
  • 승인 2020.01.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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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 가득한 상장식 기억에 남아…새로운 도전 지원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도입, 활용해 기존의 산업지형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금융산업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산업지형은 물론 핀테크를 통해 금융서비스 수준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장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거래소 출범 이후 6대 이사장인 정 이사장. 그가 취임한 이후 이런 변화의 시계는 더욱 빨라졌다. 대외환경도 이전까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지점에 섰다.

정 이사장은 1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2019년은 전세계적으로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의 3저 현상이 글로벌 표준(new normal)이 되면서 기업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혁신의 노력을 쏟았던 시기"라며 자본시장도 시장의 변화에 맞춰 혁신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금융이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는 점을 아쉬워했다.

취임 후 그에게 가장 큰 인상을 준 것은 상장 첫날의 분위기였다.

정 이사장은 "참석한 기업임직원들의 벅찬 감격과 뜨거운 환호가 가득하던 현장 분위기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많은 기업들이 설립 이후 숱한 난관과 실패를 딛고 일어서며 성장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이들의 새로운 도전을 곁에서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와 같이 일찍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많은 기업들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의 대규모 자본을 투자받고 있다"며 "우리 자본시장에 진출한 여러 혁신 기업들도 성장의 날개를 달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높이 비상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대내외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정 이사장은 "미국 대선을 앞둔 미중 무역합의 가능성, 글로벌 통화완화정책 지속, 국내 경기 회복 및 기업 실적 개선 등의 요소가 2020년 주식시장에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며 "여러 호재 속에서 한국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어, 향후 증시 상황을 과도하게 낙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예측하지 못한 증시 급변 상황이 올 경우를 대비해 안정적인 시장운영을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정 이사장은 코스닥의 모험자본 조달 기능 강화에 공을 들였다.

신규 상장 문턱이 낮아지고 상장건수가 증가한 것은 물론 거래대금도 늘었다. 기관·외국인 투자자비중도 늘어나는 등 코스닥 시장 지표가 꾸준히 개선됐다.

기술특례 상장을 늘리고, 내부회계 관리제도 구축 지원, 코스닥 대표기업 발굴과 상장 유치 등을 통해 기술·벤처기업의 혁신성장을 위한 지원체계를 착실하게 다져왔다.

올해 주목하고 있는 점은 금융당국의 올해 화두인 '혁신금융 가속화'다.

정 이사장은 "혁신금융 가속화를 선도할 수 있는 자본시장을 만드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며 "거래소는 기업들이 성장성과 성숙도에 따라 합리적인 가치평가를 받고 원하는 자금을 적시에 조달할 수 있는 자본시장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첫 여성임원이 나왔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가 문을 연지 63년 만에 첫 여성 상무를 임명했다.

정 이사장은 "63년의 세월동안 우리 자본시장이 사회 패러다임 변화에 부응하며 발전했듯, 거래소도 양성평등의 가치를 존중하며 모두가 각자의 재능과 강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거래소는 여성 리더가 많이 배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불필요한 업무의 폐지, 인사제도 개선 등을 통해 일과 가정의 양립 문화가 조직에 확고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거래소 직원들에 어떤 이사장이 되고 싶을까.

정 이사장은 취임후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꾸준히 마음을 써왔다.

매년초 신입직원, 부서장과 부산 지역을 트래킹하면서 함께 땀흘리고 호흡하는 일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직원 간의 공감능력을 높이고자 팀장 이상의 직책 보임자에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배포하기도 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이사장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행사와 비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직원들의 생각을 가감없이 듣고 충분히 의견을 나누면서 직원의 뜻을 조직 경영에 반영해 왔다"고 말했다.

또 "조직문화개선 태스크포스(T/F), 노사 상생 워크숍 등을 통해 직원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유대감을 강화해 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업무에서 겪고 있는 고충사항을 덜어주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함으로써 모두가 '일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말이 좌우명일 정도로 그는 묵묵한 성실파다.

21살에 행정고시를 합격해 공직 입문 시기도 빨랐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배려와 나눔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원칙이 쌓이고 쌓여 고스란히 그의 이력이 됐다.

정 이사장은 "한 개의 촛불로 많은 촛불에 불을 붙여도 처음의 불빛은 약해지지 않는다."는 탈무드 구절을 좋아한다.

그는 "빛과 온기는 나누면 확산되고, 사회 전체가 따뜻해진다"며 "직장에서 어려운 상황을 겪을 때마다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배려와 나눔의 마음으로 솔선수범해 업무를 수행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올해는 정 이사장 임기의 마지막해다.

본인에게는 마지막 해지만 2020년의 시작이 한국거래소에는 또 다른 10년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둔다.

그는 "돌이켜 보면 참으로 바쁘게 달려온 2년이었다"며 "글로벌 경기 불안, 기업실적 부진 등으로 대내외 여건이 어려웠지만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와 기업지배구조 공시 강화, 리스크 관리 체계 선진화 등 나름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소에는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중요한 시작"이라며 "지난 2년간의 성과를 기반으로 시장 진입요건 체계 개편, 알고리즘 매매 관리체계 도입, 투자정보 확대 등과 같은 올해 역점 사업들을 내실 있게 추진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의 새로운 시대적 소임을 찾는 일에도 전심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원 이사장은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 인력개발과장,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친 뒤 2015년부터 증권금융 사장을 지냈고, 2017년 11월부터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syj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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