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공식적으로 서명한 가운데 달러-원 환율 영향이 주목된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 합의 내용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달러-원 환율의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1단계 합의가 환율에 충분히 선반영됐고 합의 내용에 대한 평가, 이행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어 숏커버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달러-원 환율이 소폭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15일 오전 1단계 무역 합의안에 공식 서명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중국은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향후 2년간 2천억 달러 이상 추가로 사들이기로 했다.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와 강제 기술이전 금지 등도 합의문에 포함됐다.

환율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환율 절하를 금지하고 관련 투명성을 확대하기로 하는 방안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무역 합의를 위한 서명을 곧바로 시작하겠다고 말했으나, 2단계 무역 합의가 타결돼야 기존 관세를 모두 없애겠다고 밝혔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1단계 무역 합의의 내용 자체는 시장이 대체로 예상했던 바로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미·중 1단계 합의문 서명식은 예상된 수순이었고 발표된 세부사항도 새로운 재료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 환율도 모멘텀 없이 1,150원대 후반~1,160원대 초반의 레인지를 크게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달러-위안 환율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도 "1단계 합의 기대감에 따른 가격은 외환, 주식 등 금융자산에 충분히 반영이 됐다고 본다"며 "협상 내용이 지켜질 수 있을지 여부와 2차 합의에 대한 의구심이 조금씩 부각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한 가격이 이미 선반영됐고 합의 내용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될 경우 달러-원 환율은 오히려 반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이날 달러-원 환율은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1,153~1,164원의 레인지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반적인 리스크 온(위험 선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무역 합의 재료가 달러-원 환율에 의미 있는 상승 동력을 줄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숏 커버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지만 지난 며칠간 달러-원 환율이 미중과 관련된 리스크를 꾸준히 해소해 온 만큼 상단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아직 리스크 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주식시장도 탄탄한 만큼 달러-원 환율이 크게 오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식으로 관련 리스크가 다소 해소됐고 가격에 반영된 만큼 시장은 새로운 재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무역 합의 내용은 알려진 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 합의문에 서명만 하는 요식 행위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시장은 이제 다음 이벤트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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