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일본은행(BOJ)가 30일 통화정책회의에서 통화완화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BOJ의 완화 규모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치는 5조엔에서 최대 20조엔까지 다양하다.

대다수 시장 참가자들은 BOJ가 2개월 연속 강력한 통화완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BOJ는 이번 정례회의에서 내년도 물가와 경제 성장 전망을 발표하는데, 일본 경제가 이미 침체기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오는 데다 일본 정부가 BOJ에 추가자산 매입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시장의 기대가 더욱 뜨거워진 것이다.

다우존스가 설문조사한 10명의 전문가는 일제히 BOJ가 자산 매입 규모를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즈는 BOJ가 자산 매입 규모를 10조엔 확대한 90조엔으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제라드 얀코우스키 헤드는 10조엔의 자산 매입 외에 "BOJ가 올해 초에 정한 인플레이션 목표치 1%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사이토 유지 크레디트아그리꼴(CA) 외환부문 전무는 "BOJ가 정례회의에서 대규모 통화완화책을 내놓는다는데 점점 더 많은 투자자들이 베팅하고있다"면서 "BOJ가 발표할 만한 '공격적인 조치'로는 무제한적인 통화완화 조치도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언론들 역시 BOJ가 이번 회의에서 추가 통화완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영자 일간신문인 재팬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BOJ가 일본의 경기침체를 막고자 정부와 공조해 2개월 연속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BOJ가 자산매입 규모를 5조엔~10조엔 정도 확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BOJ는 또 장기채 매입 규모를 늘리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구매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이 BOJ에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기존의 80조엔에서 100조엔으로 늘리라고 요청했다"며 "정부가 은행에 자산매입 기금을 5조~10조엔이 아니라 20조엔(2천500억달러) 증액하라고 권고한 것은 시장 심리를 개선하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지마 고리키(城島光力) 일본 재무가 "일본 정부는 BOJ에 자산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20조엔 확대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BOJ의 통화완화 기대가 희석됐지만, 그가 또 "BOJ가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단호한 통화 정책을 계속 펼치고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경제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해 통화완화 기대가 다시 생겨났다.

한편,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BOJ 총재가 지난 2008년 4월에 취임한 이후 BOJ가 2개월 연속으로 완화 조치를 취한 적은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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