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에 치솟은 환율…과거 메르스·사스땐 어땠나
'우한 폐렴'에 치솟은 환율…과거 메르스·사스땐 어땠나
  • 임하람 기자
  • 승인 2020.01.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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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 '우한 폐렴' 공포가 달러-원 환율에 직격탄을 날린 가운데 과거 유사한 질병 관련 이슈가 서울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우한 폐렴으로 야기된 극단적인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심리에 연동되며 대폭 상승했다.

전일 종가는 전일대비 8.90원 상승한 1,167.00원에 형성됐고 장중에는 두 자릿수 가까이 상승 폭을 확대한 1,167.90원까지 올랐다.

달러-원 환율이 우한 폐렴 이슈에 민감하게 연동되면서 과거 유사한 사례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환율 흐름도 주목된다.

지난 2015년 5월 말 메르스 사태가 촉발됐을 당시 달러-원 환율은 패닉성 발작을 보이지는 않고,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다.

2015년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같은 해 8월 중순 메르스 사태가 일단락되기 전까지 달러-원 환율은 약 100원 정도 상승했다.







<2015년 5월 20일부터 8월 중순까지 달러-원 환율 흐름>

다만, 당시 환율 상승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그리스 사태 등 여러 대외 요소가 겹쳐 메르스가 환율 상승에 중심적 역할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사스 사태 당시 국내 환자가 발생한 2003년 4월 말 국내 금융시장은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2003년 4월 25일부터 달러-원 환율은 하루에 17원 급등한 후 이후 사흘간 20원 이상 빠지는 등 급등락 장세를 연출했다.

당시 사스 공포에 따른 달러 매수세와 북핵을 둘러싼 우려감이 증폭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등했으나 이내 상승분을 그대로 되돌렸다.

이슈 발생 직후 급등 국면이 연출됐으나 선반영 인식이 곧바로 자리 잡으며 되돌려졌고 이후 사태가 진정된 6월 말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2003년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의 달러-원 환율 흐름>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우한 폐렴으로 달러-원 환율이 발작성 쇼크를 보인 데는 과거의 학습 효과와 원화에 대한 취약한 심리, 변화한 글로벌 외환 거래 방식이 작용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질병 이슈가 단순히 단발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경기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학습 효과가 있어 경계심이 더욱 증폭됐다는 진단이다.

메르스 사태가 수개월 간 장기화하면서 국내 경제는 소비와 내수 부진이라는 부작용을 겪었고 이는 당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영향을 미친 요소로 지목된다.

A 외환시장 관계자는 "우한 폐렴 이슈로 환율이 튄 것은 과거의 학습효과가 작용했을 것"이라며 "과거 메르스 경험 등을 통해 질병 이슈가 소비, 관광 등 내수 부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학습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화를 둘러싼 취약한 시장 심리도 거론된다.

B 외환시장 참가자는 "대단한 이슈가 터진 것처럼 상황이 급변했는데 시장 심리와 모멘텀이 모두 약했던 상황에서 악재가 돌연 나타나 반응이 컸던 것 같다"며 "시장 심리가 취약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엔화 등 글로벌 통화를 중심으로 한 알고리즘 트레이딩 활성화가 환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C 외환시장 참가자는 "전일 10시 15분경 글로벌 통화시장 움직임은 매우 빠른 속도로 일어났다"며 "달러-엔 환율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등 시장 흐름보다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키워드가 알고리즘 트레이딩에 의한 달러-엔 환율 급락을 촉발한 것으로 보이고 달러-원 환율도 이에 연동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사스 당시보다 엔, 유로, 파운드 쪽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훨씬 활성화돼 있어서 영향력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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