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지속적인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에 폭락했다.

위험회피 속에서 미 국채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고, 달러 가치는 큰 폭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 및 원유 수요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지속하면서 하락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우한 폐렴을 국제적 비상사태로 선포한 가운데, 폐렴에 따른 경제 활동 차질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10명을 넘었고, 감염자는 1만 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미국은 이날 오후 우한 폐렴을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로 선포했다.

최근 2주간 중국 방문 경험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불허했고, 최근 2주간 폐렴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미국인은 14일 동안 강제 격리 조치하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는 전일 밤에는 중국으로의 여행 경보를 최고 단계인 '여행 금지'로 올렸다.

이에따라 유나이티드항공과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등 미국 주요 항공사는 중국 본토로의 항공편 운항을 대부분 중단할 것이란 발표를 내놨다.

경기 둔화 우려로 미국 국채 시장에서 10년물 금리가 3개월물 금리를 하회하는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유로존의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1.2%로 2013년 이후 6년 만에 최저치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 12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3%(계절조정치)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0.4% 증가보다는 소폭 둔화했다. 다만 전문가 예상치 0.3% 증가에는 부합했다.

12월 개인소득(세후 기준)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월가 예상 0.3% 증가에 못 미쳤다.

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99.8로, 전월 확정치인 99.3에서 상승했다. 시장 예상 99.1도 웃돌았다.

노동부는 4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0.7%(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0.7% 상승에 부합했다.

반면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48.2에서 42.9로 내렸다. 시장 예상 48.5에 못 미쳤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03.41포인트(2.09%) 폭락한 28,256.0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14포인트(1.77%) 급락한 3,225.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8.00포인트(1.59%) 하락한 9,150.94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주 다우지수는 2.53% 급락했다. S&P 500 지수는 2.12%, 나스닥은 1.76% 내렸다.

시장은 신종 코로나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 상황과 주요 경제지표 및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우한 폐렴을 국제적 비상사태로 선포한 가운데, 확산이 지속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수와 감염자가 급증했고, 영국과 러시아에서도 확진자가 처음으로 나오면서 글로벌한 확산에 대한 불안감도 한층 커졌다.

WHO가 교역 및 여행 제한을 권고하지는 않았지만, 폐렴 확산으로 중국은 물론 글로벌 여행 및 소비가 줄어들며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국 성장률이 1분기에 0.4%포인트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은 1분기의 충격은 2분기에 대부분 회복되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0.05%포인트가량의 악영향만 예상되지만, 미국 내 감염 등이 증가할 경우 경제에 미칠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유로존의 4분기 성장률 지표가 부진했던 점도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유럽연합(EU) 통계당국 유로스타트는 지난해 4분기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가 전기 대비 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 0.2% 성장에 못 미쳤다.

기업들의 실적은 엇갈렸다.

아마존은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7% 넘게 올랐다.

반면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제조 대기업 캐터필러는 순익은 예상을 넘겼지만, 매출은 기대에 못 미쳤다. 또 올해 순익 전망(가이던스)도 시장 기대보다 낮은 수준으로 제시했다. 회사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캐터필러 주가는 3%가량 하락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S&P 500 기업 중 약 226개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70%가 예상보다 양호한 순익을 발표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에너지가 3.18% 폭락했다. 기술주도 2.72% 급락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우려를 표했다.

글로볼트의 톰 마틴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폐렴은 중국 경제를 해칠 것"이라면서 "중국이 경제를 소비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와중에 이런 사태는 분명한 역풍"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다국적 기업들의 반응 등을 보면, 이는 실제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3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31.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1.63% 급등한 18.8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8bp 내린 1.521%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4일 이후 최저치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15.9bp 떨어져 지난해 10월 초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1월 한 달 동안 38.8bp 급락,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으로 주식시장에 강한 매도세가 일던 작년 8월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4bp 하락한 1.329%에 거래됐다. 2017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주간 낙폭은 15.5bp, 이번달 낙폭은 23bp에 달한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떨어진 2.012%를 나타냈다. 최근 4개월 이상 동안 가장 낮다. 이번주 11.6bp, 이번달 36.6bp 떨어졌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6.6bp에서 이날 19.2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우한 폐렴 확산, 그에 따른 생산 폐쇄가 2020년 상반기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상당폭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성장이 약해지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비둘기파적인 정책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 투자자들은 미 국채를 사들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일 우한 폐렴 사태를 국제적인 비상사태로 선포했고, 사망자와 확진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WHO가 교역이나 여행 제한은 반대한다고 발표했지만, 미국은 전일 중국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여행 금지'로 격상했다.

뉴욕증시도 큰 폭 하락했다.

미국 소비지출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증가율은 둔화했다. 4분기 고용 비용도 시장 예상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연간으로는 증가율이 둔화했다. 시카고 제조업은 여전히 약세를 가리켰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국채수익률 곡선 역전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3개월 국채수익률이 10년을 뛰어넘어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다. 10년과 3개월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2bp였다. 수익률 곡선 역전은 믿을 만한 침체 신호다.

유로존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는 전기 대비 0.1%로,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013년 이후 6년 만에 최저치였다.

제퍼리스의 워드 맥카시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러스를 잠재우려는 노력은 글로벌 성장에 부정적인 의미가 될 수 있다"며 "국채의 이번 랠리가 조만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벤 제프리 미 금리 전략가는 "수그러들 줄 모르는 매수세가 있고, 이것이 역전되리라고 주장할 때가 아니다"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53%에 있을 때도 랠리가 지속할 것이라고 믿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브렌트 캐피털의 스콧 부타 채권 대표는 "연준이 올해까지 금리를 얼마나 바꿀지에 대한 기대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 미 국채시장 강세에 반영됐다"며 "지금 전망치를 보면 2020년 2번의 금리 인하를 볼 수 있는데, 이전에는 1번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홍콩과 중국 본토의 사업 중단이 2월까지, 혹은 3월까지 지속할 경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완화적인 움직임으로의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351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909엔보다 0.558엔(0.51%)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90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321달러보다 0.00587달러(0.53%)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0.17엔을 기록, 전장 120.15엔보다 0.02엔(0.02%)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8% 하락한 97.380을 나타냈다. 이번주 0.50% 내렸다.

우한 폐렴 확진자가 1만명에 육박하는 등 사태가 나빠져 엔과 스위스 프랑 등 안전통화 강세가 이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일 우한 폐렴 사태를 국제적인 비상사태로 선포했지만, 교역과 여행 제한에는 반대했다. 미국과 다른 국가들은 중국으로의 여행을 더 엄격하게 제한하고, 기업들은 공급 문제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중국 경제에 민감한 호주 달러가 미 달러에 4개월 이내, 뉴질랜드 달러는 2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두 통화 모두 이번 주 1.5% 이상 하락했다. 특히 호주 달러는 이번 달 4% 이상 내려 2016년 5월 이후 최악의 월간 수익률을 기록했다.

역외 중국 위안화도 약세를 나타냈다.

제퍼리스의 브래드 베체텔 매니징 디렉터는 "부정적인 헤드라인이 계속해서 나오고,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국채시장 반응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시장이 안정된다는 신호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JP모건은 "시장은 계속되는 신종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수 증가에 휩싸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안전 통화 대비 경기에 민감한 통화에서 예측할 수 있는 매도세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미 국채수익률은 빠르게 하락했고, 침체 지표인 수익률 곡선 역전이 부분적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도 급락했다.

또 미국 소비는 여전히 탄탄했지만, 인플레이션은 낮은 상태를 유지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가격지수는 12월에 전월 대비 0.3% 올랐다.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6% 상승했다.

제롬 파월 의장이 과거 금리를 인상하려면 "상당하고 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만큼 금리 인상 기대는 낮다. 특히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로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게 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안티제 프래프케 분석가는 "PCE 지표에 유로-달러가 올랐지만, 신종코로나가 경제에 미칠 충격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달러에는 안전피난처로의 수요가 있어 유로-달러의 상승 가능성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유니크레딧 분석가들은 "신종코로나로 인해 유로가 달러에 다시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유로-달러는 위험을 피하려는 물결 속에서 신종코로나에 더 반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달러와 엔이 리스크 오프 환경에서는 가장 이익을 볼 수 있다"면서 "유로-달러는 1.1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는데, 매도세가 거세지면 1.09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파운드는 2020년 영란은행(BOE)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었다는 인식에 달러에 0.85% 올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위스아트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PMI 최종치가 올해 초 경제가 회복됐음을 확인하는 등 경제 흐름이 중앙은행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며 "영국은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EU와의 협상은 심리를 해칠 가능성이 있지만, 양측은 관계에 지장을 주는 변화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할 것이며 영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경제도 활력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8달러(1.1%) 하락한 51.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8월 7일 이후 최저치다.

WTI는 이번 달에 15.6% 폭락했다.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이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신종 코로나 감염증인 '우한 폐렴'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한 폐렴 감염자가 1만 명에 육박한 수준으로 늘었고, 사망자도 210명을 넘었다. 영국과 러시아 등에서도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글로벌한 확산에 대한 공포도 커졌다.

비록 무역 및 여행 제한 조치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도 우한 폐렴을 국제적인 비상사태로 선포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 단계인 '여행 금지'로 올렸고, 미국 주요 항공사들은 중국행 항공기의 운항을 대부분 중단키로 했다.

파장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제 및 원유 수요에 실질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한층 커졌다.

골드만삭스는 우한 폐렴이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0.4% 포인트 깎아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원유 수요는 하루평균 25만 배럴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이 추가 감산이나 감산 규모 확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지만, 하락세를 막아서지는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 회원국들과 3월로 예정된 산유국 회동을 2월로 초로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한 폐렴으로 유가가 폭락한 데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원유 시추 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전주보다 1개 줄어든 675개를 기록했다. 석 주 만에 채굴 장비 수가 줄었지만, 마찬가지로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폐렴 확산에 따른 유가의 불안이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FXTM의 루크만 오투누가 수석 연구원은 "이번 주 유가가 가차 없이 내렸다"면서 "확산하는 폐렴 위기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은 유가에 더욱 고통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 국가인 만큼 중국의 수요 둔화는 원유 시장에 타격을 가하고 불안정하게 만들 위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1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