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금융위원회가 작년 5월 마련한 청년 맞춤형 전·월세 보증금 대출상품을 카카오뱅크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당초 청년 전·월세 대출에 참여하기로 했던 13개 은행에서 상품 이용이 가능해졌지만, 공급 한도가 약 3천억원 정도 남아 한도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청년 전·월세 대출을 출시하기로 했다.

청년 전·월세 대출은 금융위가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방안이다. 연령 19세에서 34세인 청년 중에서 소득 7천만원 이하가 대상이며, 전세자금의 경우 연 2.8% 내외의 금리로 최대 7천만원을, 월세자금의 경우에는 연 2.6% 내외 금리로 2년간 총 1천200만원을 지원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수협·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 등 12개 은행은 지난 5월부터 해당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모든 대출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탓에 전산작업 등으로 출시가 늦어졌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내에 일반 전·월세보증금 대출과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의 상품 메뉴를 구분하지 않고, 한 번의 개인정보 입력을 통해 상품 조건을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끔 했다.

신청자가 두 상품 요건에 중복으로 해당할 경우 상품의 대출한도와 금리를 비교해 선택하면 된다. 카카오뱅크 전월세보증금 대출상품은 중도상환해약금이 없다.

문제는 청년 전·월세 대출의 한도가 얼마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 전·월세 대출은 출시 이후부터 지난달 말까지 약 8개월간 8천186억원이 공급됐다. 공급한도는 전세자금이 1조원, 월세자금이 1천억원으로 총 1조1천억원이다.

대부분이 전세자금 수요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전세자금 공급한도 1조원 중 약 2천억원 내외의 한도만 남은 셈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은행권이 공급한 청년 월세 대출은 20억원 내외다.

13개 은행이 약 2천억원 내외 한도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셈인데, 이런 이유로 인해 한도 확대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전세대출에 강점을 가진 카카오뱅크까지 들어오면 해당 한도는 조기에 소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대출의 편의성을 기반으로 지난 2018년 비대면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지 49일 만에 1천억원 한도를 돌파한 경험이 있다. 이후 11개월 만에 누적 약정액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 전·월세 대출처럼 대상이 정해진 상품은 적극적으로 홍보한다고 해서 많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많이 온다는 전제하에 자격 조건이 되면 팔 수 있는 상품"이라면서 "카카오뱅크는 전세자금 대출로 소위 '메기효과'를 일으켰던 곳인 만큼 상품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자 금융위도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3조원 내외로 한도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은행권 포용금융 간담회에서 "청년 맞춤형 전ㆍ월세 대출의 공급목표 확대 방안에 대해서 주택금융공사와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청년 전·월세 상품의 평균 대출액이 약 5천만원으로, 당초 추정치였던 4천만원보다 높게 집계되는 등 예상보다 수요가 높다는 점도 한도 확대를 검토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ywkim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