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MBK 예의주시…푸동·IMM·우리금융 연합 가능성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대만계 금융그룹 푸본이 뒤늦게 푸르덴셜생명 실사에 참여하면서 기존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달 진행될 매각 본입찰이 KB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 사이의 양자 대결 구도로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전략적투자자(SI)가 매각과정에서 복병이 될지도 관심사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푸본그룹은 최근 UBS와 삼일PwC 등과 자문단을 꾸리고 푸르덴셜생명 실사에 착수했다.

앞서 예비입찰에 응했던 푸본그룹이 실사를 포기하자 금융권에선 이들이 인수전 참여에 대한 뜻을 접은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푸본그룹은 다시 의지를 드러냈다.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 측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보자인 만큼 실사를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내달 19일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은 SI인 KB금융과 푸본그룹, 재무적투자자(FI)인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푸본그룹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한 의지가 진성 원매자인지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린다. 푸본그룹은 지난해 실시한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도 참여해 실사를 진행했지만, 본입찰은 불참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적격후보군 중 가장 수가 읽히지 않는 곳이 푸본그룹"이라며 "대주주의 의지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고 단기간에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사모펀드도 아닌 SI가 본입찰의 흥행과 가격 올리기를 위한 페이스 메이커로 참여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사에도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서다.

푸본그룹은 2015년 현대라이프생명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푸본현대생명의 최대 주주는 푸본생명(푸본그룹의 자회사)이다.

중소형 보험사인 푸본현대생명은 이전 최대주주였던 현대차그룹과의 관계를 활용해 퇴직연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만약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시장의 선두권 사업자로 설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IB 업계 일각에선 우리금융그룹이나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연대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푸본생명은 지난해 9월 우리금융 지분 4%를 사들였다. 당시 양사는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 역시 우리금융의 과점주주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골드만삭스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받아 갔지만, 예비입찰은 불참했다. 파생결합펀드(DLF) 등으로 금융당국의 제재가 예고된 상황에서 인수전에 참여해 승자가 되더라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IMM프라이빗에쿼티나 푸본그룹과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자금력을 내세울 MBK와 안정적이고 신속한 계약체결을 강조할 KB금융 간 경쟁구도가 유지되고 있다"며 "쉽진 않겠지만 가격만을 고려한 딜이 된다면 컨소시엄과 같은 연합군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어 후보자 간 전략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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