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내정자 신분으로 첫 출근길에 오른 권광석 차기 우리은행장이 조직이 처한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권 내정자는 17일 중구 남창동 우리은행 서울연수원으로 첫 출근을 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여건에서 우리 조직이 부딪친 여러 현안을 단기에 극복하는 게 첫 번째 임무"라고 말했다.

실제로 권 내정자가 차기 우리은행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최우선은 지배구조 수습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판매로 중징계를 받고 행정소송에 대한 이야기까지 거론되는 등 내부적으로 수습해야 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우리금융 이사회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안 최종 통보가 올 때까지 잠정적으로 손태승 회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징계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금융위원회 의결이 남아있다.

우리은행 일부 영업점 직원들이 실적 달성을 위해 고객들의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밀번호를 변경한 건도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이미 기관 제재 등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파만파 사태가 커지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도 챙겨야 할 현안이다.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판매 잔액은 3천577억원 규모로 단일 규모 최대다.

우리은행의 경우 키코 분쟁조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지만, 남은 147개 피해기업에 대해 자율 조정을 거쳐야 하는 이슈도 남아 있다.

권 내정자는 출근길에서 "내정자 신분인 만큼 구체적으로 많은 말씀을 드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권 내정자의 임기가 여타 은행장들에 비해 짧은 1년으로 통보되면서 일부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견제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우리금융이 지주 회장의 인사권을 보장한 것 등도 행장 임기가 짧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있었다. 우리금융은 최근 자회사 등에 대한 경영관리규정을 개정해 계열사 대표가 임원 인사를 단행할 시 최소 3일 전에 지주사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에 우리금융은 회장·행장 간 '손발 맞추기'에 나서는 모습도 보인다.

손태승 회장이 지난 14일 본부장 이상 임원급들과의 오찬 자리에 권광석 은행장 내정자를 직접 초청한 것이다. 두 사람은 이날 자리에서 조직안정에 대한 논의와 함께 DLF 관련 징계 등 현안에 힘을 합쳐 대응하자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내정자는 다음달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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