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나이가 어려서 그렇지 액면은 그렇지 않습니다. 장점이라고 하면 저는 계속 실무를 병행해왔고, 센터장이라고 해도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같은 애널리스트로서 동료였기 때문에 서로 애로사항을 잘 알죠"

증권사에 입사한 지 15년 만에 '업계 최연소 센터장' 타이틀을 단 소감을 묻자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렇게 말했다.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말의 속도는 2배속으로 들릴만큼 빨랐다. 매크로 담당 애널리스트로 입사해 시장의 사이클을 빠르게 읽어온 그의 15년은 결코 짧지 않았을 것 같다. 아마 2배속으로 압축된 채 흐르지 않았을까.

윤 센터장은 1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이후 비즈니스 사이클이 짧아졌다"며 "저성장 기조에 맞춰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빨리 정리하거나 장기투자 상품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용 센터장은 1977년생으로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나와 경제학 석사를 마치고 서울신용평가정보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거쳐 2006년에 한국투자증권, 2008년에 IBK투자증권에서 근무했다. 2011년 신한금융투자로 입사했고 올해 1월에 리서치센터장을 맡았다.

다음은 윤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현재 기업분석부, 멀티에셋전략부, 글로벌투자전략부, 리서치지원팀 4개로 구성돼 있다. 앞서 관리하던 부서장급이 모두 바뀌었다. 이전에는 부서장이 관리만 했는데 지금은 관리와 실무를 모두 한다. 만만치 않다.

기업분석부는 기존의 섹터애널리스트 분석 부서로 최근 혁신성장팀을 새로 만들었다. 혁신기업, 스몰캡, 비상장기업, 제약·바이오 등을 포괄하는 부서다. 다른 곳과 차별화된 곳이다.

글로벌 투자전략부는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을 함께 하고, 멀티에셋전략부는 매크로 중심이다. 외환, 국내 픽스드인컴, 국내 크레딧 분석 등이다. 특색있는 부서는 대체자산전략팀이라고 인프라, 선박, 항공, 신재생에너지 등을 분석하는 팀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서치지원팀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에는 80명 넘었는데 지금은 70명 정도여서 약 5명 내외로 충원을 할 예정이다. 대체자산전략팀 부동산 리츠와 해외주식 선진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를 볼 수 있는 애널리스트를 뽑을 계획이다.



-초창기 리서치 업무를 시작할 때와 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나

▲처음 들어올 때는 브로커리지 시장이 컸고, 2007년 코스피 2천포인트 갈 때였기에 섹터 애널리스트가 주목받던 시기였다. 일부 섹터 애널들은 연봉 5억, 10억 받던 시절이다. 매크로 애널리스트는 별로 없었다. 당시는 기업분석이 3, 매크로는 1 정도 비율이었는데 요즘은 탑다운(매크로 분석)과 기업분석 비중이 비슷해졌다.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매크로 이슈가 중요해졌고, 경상흑자에 해외투자도 커졌다. 해외 시장의 큰 틀에 대한 분석이 많아졌다.



-올해 초반은 코로나19 등 변수가 너무 많은데 앞으로 어찌 보나

▲올해만 그런 게 아니다. 저성장 구조에서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 사이클이 금융위기 이후 짧아졌다. 정책이 경제를 좌우하는 흐름이라 한 10년간 그 흐름 속에 있는 것이다. 자산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매크로에서는 저성장에서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할 것이고, 장기 투자도 좀 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단기 수익률이 중요했고, 단기 상품을 많이 팔았지만 앞으로는 장기 상품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그에 도달하면 빨리 팔아야 한다. 실제로 금융상품 보더라도 목표지향형 상품이 많이 팔린다. 위험자산도 목표치에 도달하면 바로 안전자산으로 바꾸는 니즈가 있다.

지금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돈이 많이 풀려서 가격 버블이 생기는 부분도 있지만 펀더멘털이 취약한 상태인 것은 맞다. 돈이 많이 풀린 시장의 속성상 들어갈 때는 과하게 쏠리고, 빠질 때는 과하게 빠진다.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실물경제에 부담을 주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



-투자하기에 괜찮아 보이는 분야가 있다면

▲글로벌리(세계적으로) 성장이 귀해지다 보니 성장이 보이는 시장에 프리미엄을 줄 수밖에 없다. 전통산업인 소재(철강, 화학, 정유), 산업재(조선, 건설, 기계) 등은 디스카운트 될 것이고, 5G 관련이나 바이오 산업 등이 주목을 받을 것이다.

(바이오는 문제가 많지 않나) 결국 옥석가리기가 분명히 진행돼야 하는 부분이다. 바이오는 상품이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겠으나 인구구조를 보면 세계적으로 바이오산업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고령화, 소득 수준이 올라가는 측면 등에서 바이오에 대한 니즈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



-업무에서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매크로는 기본적으로 증권시장에서 가격 예측에 후행한다는 한계가 있다. 2분기가 시작되도 1분기 경제성장률(GDP) 수치가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니 엇박자가 생긴다. 증권사는 가격을 예측해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데 매크로가 뒷북을 칠 수 있어 그 간격을 메우는 게 중요하다. 정보는 바텀업(bottom-up)에서 빨리 나온다. 섹터 담당자들이 기업을 탐방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빨리 나오고, 하루하루 실적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정보들을 매크로와 어떻게 일치시키냐가 필요한 작업이다.



-신한금융투자가 리서치 명가라는 자부심이 있다. 강점이 뭔가

▲탑다운(tpo-down)과 바텀업이 잘 조화돼 있다. 다른 리서치센터에 비해 조직 전체가 젊은 점도 장점이다. 젊어서 긴 추세는 좀 놓치지 않겠냐고 볼 수 있지만 생각하는 방향이 있을 때 힘을 합치고, 액티브한 측면이 있다. 활기가 넘치는 편이다. 신금투 리서치센터는 조직 간의 화합을 위한 뭔가를 하는 것을 지양한다. 자유분방함을 살리고, 필요한 부분만 조율한다. 술이 안 받는 체질이라 애널리스트 생활을 하는 동안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 주로 낮에 고객으로 만나서 네트워크를 쌓는 편이다.



-국내 경제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한국은 기본적으로 수출 경제라 대외 경제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인데 확산된다면 불편함이 클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선이나 영국·EU(유럽연합)간 브렉시트 협상이 큰 이슈이며, 국내에서는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가 영향을 줄 수 있다. 집값이 너무 급격히 빠져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미분양 발생 등으로 손실이 생기거나, 깡통주택이 생기거나 하면 국내 시장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올해 자산배분 전략이 있다면

▲돈이 너무 많이 풀려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자. 주식시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정부가 통화완화, 부양책을 할 거라고 기대해서 오른다. 채권은 또 다르다. 통화완화를 더해야 하고, 코로나19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1분기 한국 성장률이 안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서 금리가 빠진다. 같은 현상으로 판단이 다르게 나타난다. 증시는 기대를 이야기하고, 채권시장은 안 좋은 경제 영향을 본다. 기본적으로 채권과 주식은 반대인데 요즘은 같이 간다. 돈이 많아서 그런 것. 돈의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진다.

다만, 긴 사이클을 봤을 때 코로나19를 잘 넘기면 5G 투자 등이 맞물려서 한 1~2년은 올라가는 경기 사이클일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위험자산이 안전자산보다 낫지 않을까.하지만 앞으로 1~2년 계속 위험자산만 좋은 것은 아니다. 가격은 더 빨리 가거나 천천히 갈 수 있어서 변동성이 있는 가운데 전체적으로 위험자산이 좀 나을 것으로 본다.



-코스피는 2,400을 넘어설 만한 모멘텀이 있을까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2,400을 고점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IT는 2,600 보던 때와 비슷하지만 다른 산업이 받쳐주는 힘이 약하다. IT 외의 다른 산업군을 담아가기가 만만치 않게 됐다. 화장품 등 중국 소비재 열풍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걸 기대할 형편도 아니라 동력이 약하다.



-미국 증시 다우지수 3만시대 간다고 한다. 그 이후는 어떻게 보나

▲Y2K버블 이후 S&P500지수 보면 PER가 20배다. 가격부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돈이 많이 풀렸고, Y2K 버블 때는 IT만 달면 날아가던 시절인데 지금은 IT주도주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 주가가 빨리 올랐지만 버블(거품)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위쪽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좀 더 있어 보인다.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지만 적어도 아직은 이익이 뒷받침돼 있기 때문에 위기 국면이 될 가능성은 보지 않고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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