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확산하면서 유통업체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등 일반 고객과의 접점이 큰 유통 매장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갈 경우 임시 휴점을 반복하고 있고,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사실상 끊긴 면세점과 호텔은 매출이 반토막 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여파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유통업계는 올 1분기는 물론 상반기 전체 실적에 악영향이 불가피하고, 조단위 손실까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2월 점포 성장률은 최대 마이너스 15% 이상 하락했다.

이는 2015년 메르스 당시 확진자 발생 후 1개월간 마이너스 6~10% 성장률을 기록한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백화점의 경우 2월 초 기존점 성장률이 마이너스 5%까지 떨어졌다가,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19일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았다.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전주점에 이어 영등포점이 임시 휴점했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지난 23일 지하1층 식품관을 휴점했다.

현대백화점은 대구점, 이마트는 성수·공덕·군산·부천·킨텍스점에 이어 과천점까지 영업을 임시중단했다.

롯데마트는 전주 송천·청주 상당·대전 노은점 문을 닫았고, 면세점은 롯데와 신라 모두 서울과 제주점이 4~5일씩 휴점한 바 있다.

임시 휴점한 백화점과 마트의 하루 매출은 최대 100억원이 넘는다.

면세점의 경우 그 피해가 훨씬 심각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경우 휴업으로만 2천억원가량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2월 한 달 간 코로나19에 따른 휴점 등으로 유통업체가 입은 매출 피해액만 5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확진자가 지역사회로 번지면서 상반기 내내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손실 규모가 1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방역 후 다시 영업을 재개해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을 기피하는 것은 물론 외출 자체를 꺼리면서 피해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이고 상반기 전체로도 회복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업계는 인천국제공항 매장 임차료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국내 확산이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중국 내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타격이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인 보따리상이 급감하면서 서울 시내 면세점의 하루 매출은 약 150억~200억원에서 1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면세점 업종은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50~70% 급감하고, 백화점·마트도 최대 30% 가까이 연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달부터 향후 3개월간 이러한 실적 감소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면세점 사업 비중이 큰 호텔신라는 연간 영업이익이 46% 급감하고, 신세계(백화점+면세점)도 2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마트도 점포 수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커지며 연간 영업이익이 33%까지 하락하고, 현대백화점과 면세점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제 유통·소비재 업체 전체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추정치는 상당히 보수적인 가정일 뿐 공포가 더욱 확산할 경우 주가는 물론 전체적인 재무구조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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