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5일 달러-원 환율은 1,230원대를 향해 뚜껑이 열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일 지난해 연고점을 코앞에 두고 장중 고점 부근에서 마감한 만큼 개장 초반 지난해 8월 6일 장중 고점 1,223.00원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등에서 빠르게 늘어나면서 금융시장은 패닉 수순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일 코스피가 2,100선을 내주면서 급락한 데 이어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7,000선으로 밀려났다.

애플 주가도 약 6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이평선) 아래로 떨어졌다.

실물 경제 타격이 증시에서 나타나면서 경기 위축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소비심리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당시만큼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20년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월 대비 7.3포인트 하락한 96.9를 기록했다.

4개월 만에 100 미만으로 떨어져 비관적인 소비심리를 반영한 셈이다. 특히 메르스 사태 당시인 2015년 6월 하락폭과 같은 수준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2015년 당시 메르스발 소비 심리 위축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것을 고려하면 오는 27일 금통위에서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달러-원이 최근 3영업일 연속으로 1%가량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어 오전 중 발표되는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또다시 크게 늘 경우 1,230원대 안착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중국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연기했다.

이란에서 사망자 숫자가 큰 폭 늘었고,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중동 국가들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전 세계적인 팬데믹(전 세계적인 유행 상태) 공포는 이날도 달러-원 상승을 이끌 것이다.

수급상으론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활발히 나오면서 호가가 촘촘히 거래되고 있어 소위 '오퍼 실종' 상황은 오지 않았다.

이미 달러-원이 과매수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최근 급등세에 따른 조정 심리가 강해질 경우 1,220원대에서 상단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또 원화가 불안 재료들을 선제적으로 반응하면서 다른 아시아 통화들보다 절하 속도와 폭이 커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 가능성도 있다.

한편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코로나19의 경제 영향을 아직 측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를 신중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31.61포인트(3.56%) 폭락한 27,960.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1.86포인트(3.35%) 추락한 3,225.8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55.31포인트(3.71%) 떨어진 9,221.28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20.20원) 대비 0.90원 내린 수준인 1,218.85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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