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5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로 이틀 연속 폭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의 세계적 유행 가능성에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30년에 이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달러 가치는 코로나 확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커져 하락했고, 뉴욕 유가는 코로나 공포가 지속하면서 3% 급락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이 둔화했지만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 등 세계각지에서 환자가 늘어나면서 팬데믹 공포가 부상했다.

스위스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고, 오스트리아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는 등 유럽 확산 우려가 커졌다. 또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중동지역 감염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미국에서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등 확산이 나타날 가능성을 경고한 점도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이 나라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이 사태가 과연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CDC는 또 이번 발병이 팬데믹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아직 팬데믹으로 판단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던 것과 배치되는 평가다.

CDC의 앤 슈챗 부국장은 "현 글로벌 환경은 이번 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야기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통제되고 있으며, 백신 개발도 매우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6주 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란 미국 보건 당국 발표도 나왔다. 이런 발표도 전방위적인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지난주와는 달리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금리 정책 변화 여지를 열어뒀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코로나19의 경제충격 정도와 이것이 통화정책 전망의 수정을 필요로 할 것인지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 혼란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면서, 상황에 맞춰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의 경제와 통화 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반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 경제가 잘 버티고 있다면서, 연준이 코로나19로 금리를 인할 것으로 전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3.8% 올랐다. 지난해 11월의 3.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콘퍼런스보드는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130.4에서 130.7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132.6에는 못 미쳤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2월 제조업지수가 전월 20에서 마이너스(-) 2로 내렸다고발표했다. 전문가 전망 15를 대폭 밑돌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9.44포인트(3.15%) 폭락한 27,081.3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7.68포인트(3.03%) 추락한 3,128.2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55.67포인트(2.77%) 급락한 8,965.61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이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 발언 등을 주시했다.

주요 지수는 전일 폭락의 반작용으로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 큰 폭 떨어지는 등 여전히 불안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960포인트 이상 내렸다.

중국 당국이 중소기업 대출 확대 및 감세 등의 지원 방침을 발표하는 등 경기 부양조치를 지속해서 내놨지만, 전 세계적 경제 충격에 대한 우려를 희석하지는 못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의 도피는 더욱 심화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1.31%대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금 가격은 최근 급등에 이은 차익 실현 등으로 반락했다.

홈디포와 메이시스 등 주요 유통업체 4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점은 장 초반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지만, 효력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종목별로는 홈디포 주가가 1%가량 내렸고, 메이시스 주가는 5% 이상 주저앉았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산업주, 재료분야가 4% 이상 폭락했다.

기술주도 3.18%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한 우려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보뱅크의 얀 람브레트 금융시장 연구 담당 대표는 "이번 바이러스는 국경을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바이러스가 쉽게 억제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이유가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면서 "바이러스의 실물 경제 영향이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3월 25bp 기준 금리인하 가능성을 27.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1.27% 상승한 27.8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9bp 내린 1.328%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역사적으로 가장 낮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1.31%까지 내려, 2016년 6월에 기록했던 장중 최저치 1.325%도 하회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8.7bp 하락한 1.200%에 거래됐다. 2017년 4월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6bp 떨어진 1.803%를 기록했다.

사상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9.0bp에서 이날 12.8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코로나 19가 팬데믹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이어졌다. 미국 국채시장의 벤치마크로 모기지 금리 등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10년물 금리마저 사상 최저치를 뚫고 내려갔다.

코로나19 사태에 미 국채 값이 그동안 쉬지 않고 강하게 올랐던 만큼 장 초반 숨 고르기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 폭을 키웠다.

이탈리아에서 환자가 급증했고, 그 외 지역에서도 신규 환자가 나왔다.

미국 역시 코로나19 확산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경고도 등장했다.

이에 반등을 시도하던 뉴욕증시는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가 이미 글로벌 공급망에 피해를 주는 상황에서 팬데믹으로 발전하면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주택가격지수와 2월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아 안도감을 줬지만, 시장의 공포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등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는 더욱 커졌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코로나19가 통화 정책 전망에 변화를 줄지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도,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고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한 만큼 이날 2년물 국채 입찰 수요에는 부담이 됐다. 약한 입찰 결과에도 미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분석가들은 진단했다.

맥케이 실즈의 마이클 데팔마 퀀트 채권 대표는 "그럴 리가 없다고 믿었던 1분기 미국의 GDP 감소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IBC의 이안 폴릭 북미 금리 전략 대표는 "바이러스 우려 속에서 성장 둔화가 침체로 이어질지와 연준이 다시 한번 더 완화적으로 돌아설지 등이 국채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시픽 라이프 펀드 어드바이저의 맥스 고크먼 자산 배분 대표는 "분명히 대규모의 안전자산 수요가 있지만, 연준이 점점 더 코로나19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그 결과 인하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정하기 좋든 싫든 연준은 시장이 요구할 때마다 금리를 인하해 왔다"고 강조했다.

메츨러의 분석가들은 "미 국채나 독일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는 현 환경에서 계속될 것"이라며 "그동안 이들 국채가 매우 강한 움직임을 보여왔지만,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이 -0.80%,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1.20%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11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720엔보다0.604엔(0.55%)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882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522달러보다 0.00301달러(0.28%)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9.80엔을 기록, 전장 120.16엔보다 0.36엔(0.30%)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1% 하락한 99.979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중국 밖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엔과 프랑 등 안전통화 선호가 이어졌다. 전일 1,000포인트 이상 하락한 다우지수가 이날도 9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한 상황에서 엔은 점차 상승폭을 키웠다.

극심한 위험회피 심리에도 유로는 달러에 올랐다.

코로나19가 경제에 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선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달러를 끌어내렸다.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최소 25bp 인하할 가능성을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78.3%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은 한 달 전 28.6%에서 이날 4.1%로 대폭 줄었다.

연준은 다른 중앙은행보다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은 편이다.

금리가 인하되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매력은 줄어든다.

코로나19 확산에 달러를 안전통화로 인식한 투자자들이 몰려 들어, 지난주 100선에임박했던 달러 인덱스는 이번주 숨 고르기를 나타냈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바이러스로 인한경제적 여파가 미국에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3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달러 열기를냉각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미 국채수익률은 최저치로 추락했고, 연준은 기록적인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위해 금리를 더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고 말했다.

지난주 유로-달러는 유로존 경제지표 부진에다 코로나19 우려로 달러에 계속 내려,1.08선을 내주기도 했다.

UBS의 토머스 플러리 전략가는 "유로-달러의 지속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무역 규모가 개선돼야 한다"며 "그러나 이 길은 요원해 보이고, 이런 요인 없이 유로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에 어려움이 이어지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 커질 것"이라며 "유로-달러가 1.05선 부근에 있는 주요 지지선을 뚫고 내려가는 것을 막아줄수 있다"고 예상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로지 콜소프 분석가는 "코로나19가 공급망을 저해함에 따라독일 경제가 단기적으로 약해질 것"이라며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은 대부분 상반기에나타나겠지만, 바이러스 억제 노력이 실패하면 하반기 성장 회복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MUFG의 리 하드만 통화 분석가는 "연준이 정책에서 비둘기파적으로 전환할 가능성때문에 달러에 일부 하방 위험이 생겼다"고 말했다.

파운드-달러는 영국의 재정부양 기대로 0.56% 올랐다.

하드만 분석가는 "영국이 재정 지출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데다 최근 경제지표도 개선돼, 파운드를 지지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의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영국은 12월 총선 이후 경제지표가 개선돼 단기 경제 회복 기대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53달러(3.0%) 급락한 49.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약 2주 만에 다시 5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의 확산 상황과 주요 산유국의 추가 감산 여부 등을 주시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우려가 더욱 확산하면서 원유와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얼어붙었다.

이탈리아와 한국, 이란 등에서 코로나19의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전 세계 곳곳에서 신규 환자가 나오고 있다.

스위스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고, 오스트리아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는 등 유럽 주요 지역의 감염 확산 우려가 커졌다.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중동지역 감염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받고 원유 수요도 당초 예상보다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공포가 원유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안전자산으로의 피신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리비아에서 내전 종식을 위한 협상이 차질을 빚는다는 소식이 나온 점은 유가에 다소간 지지력을 제공했지만, 하락 압력을 뒤집지는 못했다.

산유국의 추가 감산에 대한 의구심도 커진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이날도 코로나19에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내놨다.

하지만 러시아는 아직 추가 감산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 간 갈등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공포가 유가를 지속해서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는 "수요에 대한 우려가 지난 몇주간의 유가 상승분을 모두 지우고 있다"면서 "갑자기 좋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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