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좋지만, 바이든과도 공존 가능"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전 부통령이 '슈퍼 화요일'을 계기로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에 나서자 주가가 급반등했다.

초반 강세를 보이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따돌린 것이 월가에 안도 랠리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월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원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과 인프라 정책 등이 그동안 미국 증시를 떠받친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2016년 11월 이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최근 폭락하기 직전까지 60% 이상 올랐었다.

그러나 다우지수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으며 이날 낙폭을 축소했으나 여전히 이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외신들은 일제히 바이든의 '슈퍼 화요일' 승리가 주가 폭등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CNN은 월가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원하지만, 다음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나와야 한다면 바이든과도 살아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MUFG 유니언의 크리스 럽스키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주식 투자자들은 온건한 민주당원이 백악관 경쟁 레이스에 돌아오자 열광하며 (시장에)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에 강경한 샌더스 의원이라는 '최악의 패' 대신 '덜 나쁜 패'를 선택할 수 있다는 안도가 작용한 셈이다.

샌더스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월가에 대한 규제와 부유세 강화, 법인세 감면 혜택 축소, 헬스케어 및 교육 부문 강화에서 훨씬 더 강경한 입장이다.

바이든은 오랫동안 관련 부문에서 온건한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샌더스에 부정적인 월가가 바이든의 부상에 안도하는 것이다.

AGF 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발레리 수석 정책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사회주의자 샌더스와의 대선 경쟁을 즐겨온 트럼프에게는 이번 결과는 충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샌더스 지지자들을 향해 민주당 기득권층이 선거 과정을 조작했다고 설파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대통령은 바이든을 조롱하며 논쟁의 초점을 바이든에게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 경선 과정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선두는 다시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이날 경선 결과는 함부로 상황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시장에는 여전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경제를 얼마나 떠받칠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하다.

시장은 단순히 공포를 잠재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기업들의 실적을 개선시킬 바이러스의 중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동안 코로나19 관련 헤드라인에 미국 증시는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연말로 갈수록 정치 이벤트가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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