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5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 공포가 지속하면서 폭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코로나19 우려와 롤러 코스터 증시에 안전자산 쏠림이 두드러져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1거래일 연속 내려 0.90%대로 사상 최저치를 다시 썼다.

달러 가치는 코로나19 우려와 미 국채 금리의 가파른 하락세 지속에 큰 폭 내렸다.

뉴욕 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여부를 주시하는 가운데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받을 충격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공포가 여전하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점도 불안감을 키운다.

미 워싱턴주에 이어 캘리포니아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애틀의 아마존 직원 중 확진자 나오는 등 기업 운영 차질 우려도 커졌다. 금융 중심지 뉴욕에서는 지난밤 확진자가 11명 더 증가하며 총 22명으로 늘었다.

주요국 중앙은행과 재정 당국의 조율된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 기습 인하한 데 이어 캐나다 중앙은행(BOC)도 전일 금리를 같은 규모로 내렸다.

미국 상원은 이날 83억 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 법안을 통과시켰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500억 달러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과 재정 당국이 적극적인 부양책을 이어갈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지속해서 확산할 경우 당국 부양책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도 적지 않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판도도 요동치고 있다.

전일까지 중도 진영 후보들이 잇달아 사퇴하며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지만, 이날은 진보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경선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도 성향 바이든과 진보 성향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진검 승부로 향후 경선 상황이 더 압축되는 양상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대체로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1월 공장재 수주 실적이 전월보다 0.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예상치 0.1% 감소를 하회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해 4분기 비농업 생산성 확정치가 전 분기 대비 연율 1.2%(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밝혔다. 예비치 1.4%에서 하향 조정됐고, 시장 예상 1.3% 상승에도 못 미쳤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3천 명 줄어든 21만6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21만5천 명보다 많았다.

반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는 2월 감원 계획이 전월 대비 16.4% 줄어든 5만6천66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69.58포인트(3.58%) 폭락한 26,121.2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6.18포인트(3.39%) 급락한 3,023.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279.49포인트(3.1%) 추락한 8,738.60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과 주요국 중앙은행 및 재정 당국의 대응책 등을 주시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뉴욕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다우지수가 하루 1,000포인트가량 등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우지수는 전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미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로 치고 나온 점 등의 영향으로 1,20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1,100포인트 이상 내렸다.

미 국채시장에서 10년물 금리가 장중 0.9% 선도 하회하는 등 안전자산으로의 도피 움직임도 지속하는 중이다.

BOC의 스티븐 폴로즈 총재는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월가에서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유력 투자자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패닉에 빠져 금리를 내렸으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 인하할 수 있다고 말해 국채 금리 추가 하락을 자극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지금은 현금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국채 금리 하락 여파로 금융주가 4.88%미끄러졌다. 산업주도 4.96% 폭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퀀티고의 올리비에 다시에르 아시아·태평양 지역 조사 담당 대표는 "변동성이 높아지고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시장이 당분간 급등락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부양책으로 단기 투자자가 매수에 나서더라도, 중장기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3.85% 급등한 39.6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7.0bp 하락한 0.924%에 거래됐다. 장중 0.9%를 밑돌기도 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4bp 내린 0.585%에 거래됐다. 2016년 7월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6.6bp 떨어진 1.570%를 나타냈다. 사상 최저치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35.5bp에서 이날 33.9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도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는 우려에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는 이어졌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에 이어 캘리포니아주와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도 코로나19 확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미 정부는 80억 달러가 넘는 긴급 예산을 발표했다.

미국 유나이티드 에어라인과 제트블루 에어라인 등이 승객 감소 속에서 운항편 축소를 발표했고, 전 세계 콘퍼런스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5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공개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미 50bp의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아직 미국 실물경제 지표에서 코로나19 여파는 나타나지 않지만, 1분기 경제 성장률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일 폭등했던 뉴욕증시는 이날 폭락했다. 최근 2주 동안 증시 변동성은 대폭 확대돼 불안정한 투자 심리를 더 자극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도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의 발언을 통해 2주 후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이뤄질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의 창립자는 연준이 다가오는 회의에서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비키 레드우드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의 진화와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 성장에 미칠 영향은 이미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레드우드 이코노미스트는 "전체적인 경제 영향은 거의 틀림없이 글로벌 침체이고, 독감 팬데믹이 전 세계 GDP 성장률을 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추산한 2006년 세계은행의 심각한 시나리오와 비슷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는 또 다른 전면적인 금융 위기와는 달리 보통 정도의 침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BCA 리서치의 라이언 스위프트 채권 전략가는 "비둘기파적인 통화 정책 변화로 위험자산이 단기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지만, 국채수익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나타날 때까지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가격에 반영된 110bp의 금리 인하를 연준이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게 기본 판단이지만, 국채수익률이 바닥을 찍었다고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진단했다.

마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리지오 선임 채권 트레이더는 "수익률 곡선을보면 투자자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며 "가장 일반적인 수익률 베팅인 5년과 30년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87bp로 2017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는데, 이를 볼 때 투자자들은 연준의 상당히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011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511엔보다 1.500엔(1.40%)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228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371달러보다 0.00910달러(0.82%)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9.03엔을 기록, 전장 119.72엔보다 0.69엔(0.58%)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78% 하락한 96.604를 기록했다. 전일 닷새 만에 반등했던 인덱스는 다시 하락해 97선을 내줬다.

코로나19가 계속 악화해 엔과 스위스 프랑 같은 안전통화 강세가 다시 나타났다.

중국에서 신규 감염자가 늘어났고, 전 세계 확진자와 사망자도 늘고 있다.

이탈리아는 학교를 닫았으며, 미국 캘리포니아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달러 약세를 이끈 가운데, 미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계속 경신해 달러에 또 다른 부담을 줬다.

미 국채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0.9%도 하회하며 사상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연준이 이미 금리를 50bp 긴급 인하했지만,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7월까지 연준이 추가로 50bp를 더 인하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매력이 줄어든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뱅크의 레이 아트릴 외환 전략 대표는 "계속되는 미 국채금리 하락과 높아지는 변동성에 포지션 스퀴즈가 발생하고 있다"며 "연준이 3월 회의를 포함해 다음 달이나 2개월 안에 몇 번 더 금리를 내린다고 가정하면, 최소 단기적으로 달러는 더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템푸스의 후안 페레즈 선임 외환 트레이더이자 전략가는 "이번 인하는 비상 사태여서 연준이 또 금리를 내릴지, 다음 인하에 대한 의향을 나타낼지 궁금하다"며 "연준은 어느 시점에서든 기꺼이 경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여, 달러 강세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K에셋 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분석가는 "미국 자산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나 유로 대비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며 "연준의 추가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미국 자산의 강점 중 하나인 수익률이 매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3개국 금리가 제로 근처의 노멀로 몰린다면 달러의 장점이 상당 부분 증발할 것"이라며 "많은 위험 거래에서 유로는 펀딩 통화였는데, 이 포지션은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포지션 데이터를 볼 때도 유로-달러가 1.14달러나 그 이상으로 수직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파 단일 후보로 급부상하는 '슈퍼 화요일' 대반전을 이뤄 달러 강세를 이끌었지만, 위험회피 심리가 살아나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추가 통화 완화 정책이 예상되는 호주 달러는 하락했다.

멜버른 브로커리지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대표는 "지금 시장에서 호주의 양적 완화가 어떤 모습일까, 언제 실행될까, 어느 정도나 가격에 반영됐을까 하는 부분이 얘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50bp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캐나다 달러는 달러에 약세를 나타냈다.

영국 파운드화는 앤드루 베일리 차기 영란은행 총재가 긴급 금리 인하를 서두르기보다 금리를 움직이기 전에 코로나19에 대한 명확한 내용을 기다리겠다고 말한 영향으로 달러와 유로에 상승했다. 파운드-달러는 0.73% 급등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8달러(1.9%) 하락한 45.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날부터 시작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정례 회동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OPEC은 이날 회동에서 2분기 산유량을 하루평균 150만 배럴 더 줄이고, 기존의 감산 규모는 올해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OPEC 회원국이 산유량을 하루 100만 배럴을 더 감축하고, 비OPEC 산유국이 50만 배럴을 더 줄이는 방안이다.

OPEC은 다음날 열리는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을 포함한 OPEC 플러스(+) 전체 회동에 해당 안을 회부할 예정이다.

감산안이 최종 결정되려면 OPEC+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OPEC이 결정한 추가 감산안은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큰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부 중동 산유국은 이와 별도로 산유량을 하루 60만 배럴 더 줄이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의 산유량은 하루 900만 배럴, 혹은 그 이하로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경우 추가적인 감산 규모는 하루평균 210만 배럴에 달할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결정이 여전히 관건이다.

주요 외신들은 러시아가 감산 규모를 추가로 확대한다는 방침에는 동의했지만, 감산 규모를 두고는 여전히 이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국제유가는 OPEC의 합의 소식 이후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러시아가 여전히 추가 감산 규모에 동의하고 있지 않다는 소식에 빠르게 반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한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공포 속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날 큰 폭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의 장중 낙폭은 또 한 번 1,000포인트를 넘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공격적 금리 인하와 재정 부양책 도입 의지에도 시장의 불안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다음날 러시아의 추가 감산 동의 여부에 따라 유가가 요동칠 것으로 내다봤다.

벨란데라 에너지의 마니시 라즈 수석 재무 책임자는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동의한다면 시장은 2분기에 균형을 되찾을 것이고, WTI는 배럴당 50달러대 초반에서 안정될 수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동참하지 않으면 시장이 공급 과잉에 처하면서 유가가 현 수준에서 큰 폭 떨어지며 바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가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OPEC이 감산할 수 있는 중간지대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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