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채권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말 동안 미 국채금리가 급락했지만 서울채권시장은 외국인과 증권 등 투자 주체 움직임에 더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예정된 국고채 20년물 및 통안채 입찰도 변동성 확대 재료다.

미국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10년물은 30.3bp 하락한 0.8542%, 2년물은 13.9bp 내린 0.3435%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에 안전자산 선호가 나타났다. 다우지수는 1천포인트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미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 효과로 하락했다.

연준은 지난주 한국을 포함함 9개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거래를 매일 시행하기로 했다. 또, 머니마켓뮤추얼펀드 유동성 지원 창구(MMLF)를 통해 지방정부 채권을 사들이고, 이번 주 1천억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미국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를 받치기 위해 공격적으로 채권 매입을 시행하고 있고, ECB와 뉴질랜드 중앙은행 등 다른 중앙은행도 채권 매입에 나섰다.

서울채권시장은 정부가 발표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시장을 안정시킬지에 주목하고 있다. 채안펀드 가동과 동시에 단기 유동성 공급을 위한 증권사 콜 차입 완화 등 더 강력한 지원책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던 찰나에 코로나19가 실물경제를 강타했다. 기업과 개인은 풍부한 유동성을 설비투자와 저축으로 연결하기보다는 수익률이 더 높은 부동산, 주식 등에 투자했다. 자산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하면서 그 많던 유동성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일부 금융기관은 단기 유동성 부족에 노출됐다.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면 신용경색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용경색은 극단적 현금 선호로 연결된다. 해외 주가지수 마진콜에 노출된 증권사들은 달러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이는 원화채 매도로 연결됐다. 국고채 금리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가 더해지면서 상승으로 단기 방향을 틀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던 당국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발 빠른 조치에 나서고 있다. 이는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연준이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책에도 주가지수는 큰 폭의 하락이 이어지고 유동성은 계속 씨가 마르고 있다. 마중물을 부어도 유동성 해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상황은 실물과 금융이 동시에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이 중론이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2분기에도 한국 경제가 역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한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주위를 둘러봐도 매수자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금융시장은 더더욱 당국에 시선이 고정될 수밖에 없다. 당국 대책 하나하나가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할 전망이다.

외국인은 지난주 국고채 10년 지표물 19-8호를 3조원 넘게 사들였다. 외인 현물 매수는 반가운 일이지만, 그런데도 얼어붙은 분위기가 녹지는 않았다. 외인 현·선물 매매는 작은 규모에도 심리를 더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

이날 정부는 국고채 20년물 1조1천억원 입찰에 나선다. 한은도 통안채 1년 9천억원, 91일물 8천억원 입찰을 시행한다.

지난주말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53.2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9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46.50원)대비 8.65원 올랐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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