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여신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실제로 만기가 올해 9월 28일인 우리카드 기업어음(CP) 588억원이 지난 20일 거래됐다. 유통금리는 2.5%다. 6개월 만기 우리카드 CP 민평금리가 1.68%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카드 CP가 민평금리보다 82bp 높게 유통된 셈이다.

같은 날 1년 만기 KB캐피탈 CP 490억원은 1.72%에 유통됐다. 1년 만기 KB캐피탈 CP 민평금리는 1.62%다. KB캐피탈 CP가 10bp 위에서 거래된 셈이다. 1년 만기 신한캐피탈 CP 196억원은 1.70%에 유통됐다. 민평금리(1.59%)보다 11bp 높다.

단기자금시장에서 여신업체 CP가 높은 금리에 거래되면 여신업계가 자금을 조달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증권사의 한 운용역은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 CP를 적극 매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여신업계 CP 유통금리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 'AA+' 등급 카드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이달 초 31.1bp에서 20일 45.0bp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AA' 등급 카드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34.9bp에서 48.7bp로 벌어졌다. 'AA-' 등급 카드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44.1bp에서 57.9bp가 됐다.

캐피탈채 신용스프레드도 크게 다르지 않다. 'AA+' 등급 캐피탈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이달 초 31.1bp에서 20일 45.0bp로 벌어졌다. 같은 기간 'AA-' 등급 캐피탈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44.1bp에서 57.9bp가 됐다. 'A+' 등급 캐피탈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75.9bp에서 89.5bp로 확대됐다.

이처럼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지면서 여신업계에서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신용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업계 입장에서 자금조달 여건 악화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신업계 건전성이 악화되면 금융사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단기자금시장 경색 등을 풀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침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거시금융경제 점검회의에서 "단기자금시장 수급과 원화 유동성 공급채널이 적절히 작동하는지 등을 검토했다"며 "단기금리 변동성이 과도하면 시장안정 방안을 신속하게 시행하는 등 신용경색을 방지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또 금융위원회는 이날 대통령 주재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금융시장 안정화방안을 논의한다. 안건은 증권·채권시장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방안이다. 정부는 이번 비상경제회의 안건에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방안을 신규 편입했다.

정부는 단기자금시장에 이상 징후가 있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대책을 신속히 내놓고, 시장참가자가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자산운용부 김용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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