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 입찰만 2일 목요일 실시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윤시윤 기자 =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가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 조치가 사실상 양적완화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윤 부총재는 26일 비통방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RP 매입이 비록 기간을 정해놓고 하지만 시장 수요에 맞춰서 전액 공급하겠다 한 것은 사실상 양적완화가 꼭 아니라고 얘기할 수 없다"며 "그렇게 보셔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부총재는 다만 한은의 이번 조치는 제로금리 이후에 채권 금리 매입에 나서는 선진국의 양적완화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윤 부총재는 한은이 이번 상황을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엄중하게 보고 결정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충격보다 더 큰지 여부는 지나봐야 알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부총재는 국고채 단순매입 등 다른 방법보다 RP 무제한 매입을 택한 이유에 대해 "국고채도 더 필요하면 매입이 가능하지만 현재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시장은 여타 채권시장"이라며 "이번 RP매입 대상 채권을 은행채를 넘어 공공기관 발행 채권으로 확대한 것이 시장이 겪고 있는 원활하지 못한 작동을 해소하는 데 조금 더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 부총재는 RP 무제한 매입을 하더라도 대상 증권 확대 범위가 ▲국제 신용평가사에 의해 우리나라의 국가 등급과 동일한 신용등급을 받은 채권 ▲국내 신용평가사가 책정한 '트리플 A' 등급의 채권 ▲정부가 손실을 보전한 공공기관 채권 등으로 신용위험이 최소화됐다고 설명했다

윤 부총재는 "이번 조치는 유동성 공급 규모 추정은 어렵다"며 "RP 대상 증권을 확대했는데 확대증권 규모는 약 70조원, 다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이번 조치가 4월부터 시작하는 것과 관련 3월 말 자금시장 유동성 경색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윤 부총재는 "3월 말까지는 정책금융기관이나 거래은행들이 유동성을 공급해 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안다"며 "한은에서도 이번 유동성 공급 조치 이외에 통상적인 지준 관리 과정에서 시중 유동성을 풍부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부총재는 한은이 취할 수 있는 다른 수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늘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관련 논의는 없었다"며 "이는 4월 9일 정례 금통위에서 논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윤 부총재는 또 한은법 80조의 영리법인 대출 관련 조항에 대해서는 "조항을 발동시킬 상황인지 여부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RP 방식의 전액 유동성 공급으로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부총재는 한은의 회사채 매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부가 회사채를 보증한다면 금통위의 매입 결정 논의가 용이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다만 "회사채에 대한 정부의 지급 보증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과지준에 대한 제재 등 방안에 대해서는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면 시장에서 얼마나 도는지는 차치하더라도 결국 한은으로 유동성이 돌아온다"며 "통안증권을 발행할 때 시장금리 수준에 맞춰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금리로 초과지준금리로 부리를 해주는 것보다는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조금이라도 초과하는 상황에서 그것(통안증권 발행시 시장금리 수준 지급)이 더 나은 방식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4월부터 6개월까지 3개월간 RP 무제한 매입 조치를 시행한다. RP매입은 매주 화요일이지만 4월 첫 주만 2일(목요일)에 실시한다.

입찰 금리는 기준금리에 10bp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을 상한으로 한다.

윤 부총재는 "한은이 91일물 금리를 기준금리+10bp 이내로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는 3개월물의 경우 시장금리를 그 수준으로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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