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전방위 달러 약세를 반영해 한 주 만에 급등 되돌림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전환 여부가 모멘텀 전환의 마지막 '키 포인트'가 되고 있다.

27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5일부터 전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6거래일 연속으로 단 하루도 빠짐없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10조7천억 원 넘는 국내 주식을 던졌다.

이들은 국내외 대규모 부양책에도 전일에만 코스피에서 5천306억 원어치, 코스닥에서 921억 원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 누적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302)>

이러한 자금 유출 흐름은 국내 증시뿐만이 아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 달 18일까지 4주간 글로벌 주식 및 채권펀드는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부채위기, 2015년 중국 증시 급락 등 3차례 주요 이벤트 발생 직후 4주간의 순유출 규모보다 커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특히 신흥국 펀드 순유출 규모는 704억 달러로 2008년 116억 달러, 2015년 451억 달러 순유출을 웃돌았다.

이 기간 직후인 지난 19일 달러-원 환율은 하루만에 40.00원 급등했고 이 달초에 비해 최대 116원 이상 상승한 바 있다.

국내 증시 순매수 전환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 의견은 분분하나 달러-원 전망에 있어 1차적인 모멘텀 전환 신호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매 동향에 있다는 점은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패닉은 벗어났으나 보름여 만에 10조 원 넘게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 이탈이 계속된다면 또다시 단기자금 시장에서의 달러 품귀 현상과 현물환 시장에서의 달러 사재기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미 정부가 전례 없는 규모인 2조2천억 달러 부양 패키지를 냈고 이를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후 증시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향후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기대는 기존보다 커지는 모습이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금융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다 개선된 가운데 환시에선 마지막으로 외국인 주식 순매수 전환만 남았다"며 "새롭게 자금이 들어올 타이밍인지는 의문인지만 일단 미국 주식, 국채, 금 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그간 현금으로 바꿔놨던 것들이 다시 자산시장으로 돌아갈 조짐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당금 시즌과 '펀드런' 위기, 각종 지표 부진 등으로 섣불리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관련 달러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외국인 자금 유입을 당장 기대하기 힘든 것이 일단 금융위에서 공매도를 금지하는 이유가 반대 매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방증인데 한번 빠져나가면 다시 들어오기 어려워 보인다"며 "이 달 말은 배당금 관련 수요가 나올 수 있고 지금 대부분의 펀드가 많은 자산을 자국 통화로 현금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신규투자가 일어날 환경이 되지 않으면 외국인이 다시 들어오긴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국채금리가 단기물에선 마이너스에 근접한 상황인데 현금 보유 수요가 매우 크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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