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재정으로 본 '코비드19'는 '3차 세계대전'급
<배수연의 전망대>재정으로 본 '코비드19'는 '3차 세계대전'급
  • 승인 2020.03.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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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파장은 3차 세계대전 급이라는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 70억명의 지구촌 인구 가운데 30억명의 발이 묶였다. 전 세계 경제활동도 일시에 멈춰 버렸다. 파장이 전쟁에 비견될 정도로 파괴적이라는 의미다. 무려 204개국에서 발생했고 벌써 72만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3만4천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에서만 14만명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고 2천500명 가까이 사망했다.







미국 등 각국이 대응하는 비상 경제대책의 수위도 전시 체제에 가깝다. 미국은 2.2조달러(2천500조원)에 이르는 재정부양 정책을 통과시켰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은 벌써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116.9%까지 높아졌고 앞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부양을 위해 공격적인감세 정책과 재정정책을 병행한 탓이다. 2차대전에 참전했을 때 미국의 정부부채는 단기간에 6배나 폭증하면서 국내총생산 GDP의 110%에 달했다. 정부부채 규모로만 따지면 이미 전시 체제라는 의미다.

금리는 이미 전시 체제 수준을 넘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장기국채 조달금리를 연 2.55%까지 제한했다. 이른바 '금리상한제'로 일컬어지는 이 제도는 1951년까지 시행됐다. 전쟁 비용 조달을 위해 미국 행정부가 국채를 대거 발행하는 데 따른 금리 상승 압력을 중앙은행이 흡수했다는 의미다. 30일 기준으로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사실상 0%이고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연 1.3% 수준이다. 금리 수준만 놓고 보면 2차 세계대전 수준 이상으로 참혹한 경제 현실이 반영되고 있다.

일본도 재정정책을 보면 이미 총력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공급하면서 2차 세계대전을 태평양 전쟁으로 확전한 대표적인 전범국가다. 당시에 일본의 재정적자는 GDP대비 200% 안팎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기준으로 이미 정부부채가GDP 대비 250%를 넘어섰다. 이런 일본이 56조엔(629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역시 2019년 GDP기준 10% 이르는 전시급 경기부양책이다.

짠돌이 재정으로 유명한 독일의 경기부양책은 더 극적이다. 독일은 1조1천억 유로(약 1천5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도입했다. 독일 GDP의 무려 30%에 이르는 '울트라 슈퍼 경기부양책'이다. 2차 세계대전을촉발시켰던 독일은 전후 복구와 통일과정에서 누적된 재정적자를 꾸준하게 해소한 모범국가다. GDP 대비 정부부채 규모도 70.3%에 불과할 정도다. 지난 2018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정부부채 비율은 109.2%다.

같은 기준으로 한국의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40.1% 수준이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재정건전성을 보유한 국가라는 의미다. 모범국가인 독일과도 비교를 불허할 정도다. 이런 재정건전성을 가진 나라가 내놓은 경기부양책 규모가 모두 합쳐도 132조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업을 위한 경영안정자금 51조6천억원과 금융시장 유동성 지원에 투입될 48조5천억원을 제외하면 재정패키지 규모는 참담한 수준이다. 순수한 재정지원 패키지만 따지면 16조원 규모여서다. 그것도 당초 11조원 추가경정예산안에서 5조원을 부랴부랴 증액한 결과물이다. 2019년 GDP 기준으로 정책패키지를 다 포함해도 7% 규모이고 재정지원만 따지면 0.84% 수준이다. 한국의 GDP대비 수출 비중은 37.5%로 전 세계에서도 독보적으로 높다. 글로벌 경기가 얼어붙으면 그만큼 더 어려워지는 경제구조를 가졌다는 의미다. 이런 나라의 재정부양 패키지가 고작 GDP의 1%도 안된다. 재정 당국이 코라나19에 따른 파장을 너무 안일하게 진단한 결과물이다.

당국의 현실 인식은 참담할 정도다. 경제 수장은 대공황에 버금갈 충격파를 앞두고 재정건전성을 지키겠다는 결기만 다졌다. 경제수장이 SNS에서 재정 건전성 수호에 대한 결기를 다질 바로 그 때 세계의 지성인 토마스 프리드먼('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은 'Our New Historical Divide: B.C. and A.C. - the World Before Corona and the World After'라는 칼럼을 썼다. 여태까지 우리의 역사가 예수탄생 이전(BC:Before Christ)과 이후(AD:Anno Domini,라틴어로 '그리스도의 해'라는 뜻) 나뉜 것처럼 앞으로 우리의 역사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파장이 크다는 점을 설파한 명칼럼이다.

때마침 일부 정치권 지도자가 100조원에 이르는 재정지원 패키지를 건의하고 나섰다. 또 다른 야당지도가는 40조원 규모의 긴급구호자금 마련을 위한 채권 발행까지 건의했다. 시중 금리 수준보다 2~3배 높은 금리 수준을 보장하고 정부 보증채 발행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전혀 터무니없지도 않다. 해당 채권을 모두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이 인수한다면 부자만 배를 불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다. 이왕이면 만기도 길게 잡아야 한다. 공적 연기금의 부채와 자산 불일치 해소에도 도움을 줄수 있어서다. 어려울 때일수록 지혜를 모으면 해결할 방법이 생긴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칼럼 말미에 "(약자를 지원하는 관대한) 문화를 강화하고 지갑을 열수록 코로나 이후(A.C) 우리사회는 더 강하고 친절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영업자 비중이 전체 취업자의 25% 수준인 한국의 당국자와 부자들이 새겨 들어야할 말이다. 당국과 가진 사람들이 좀 더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일 때다. (취재부본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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