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금융당국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은행권에 주가연계신탁(ELT) 판매를 제한했으나, 당초 우려와 달리 은행이 체감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금융회사에 맡겨진 신탁재산은 995조3천6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은행이 맡은 신탁재산은 498조3천365억원으로 전체의 50%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480조3천975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한 달 새 4% 증가한 수치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DLF 사태 재발방지대책의 일환으로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 보호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해당 방안에서 금융당국은 은행의 고난도 금융상품 신탁 판매도 제한했다.

다만 코스피2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유로스톡스50, 홍콩 H지수(HSCEI), 닛케이225 등 5개 대표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담은 신탁(ELT)만 허용했고 판매 규모는 지난해 11월 잔액 이내로 규제했다. 지난해 11월 은행권 ELT의 잔액은 34조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은행들은 고수익 목적으로 리스크가 있는 상품을 많이 편입해서 판매하던 기존의 판매 관행을 바꿔 중수익-중위험 ELT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ELT에 레버리지나 인버스를 많이 편입해 팔았는데 최근 레벨을 한단계 다운해 대표지수를 이용한 상품을 많이 취급하려고 한다"며 "신탁 편입 자산 형태가 계속 바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신탁상품 내 편입자산을 다양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ELT나 파생결합신탁(DLT) 등 고위험 금융상품에만 매달리지 않고 대체상품을 개발해왔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체 신탁 수탁 총액에서 ELT가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데 그 이유는 상장지수펀드(ETF)나 대체상품 신탁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라면서 "ETF 등은 고난도 상품이 아니라서 판매가 제한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은행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는 증시가 안정돼 ELT 조기상환이 평균적으로 진행된다면 ELT 한도 내에서 활발하게 신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주가지수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ELT의 조기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에도 5개 대표지수를 편입한 ELT를 제일 많이 판매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며 "당국의 판매 규제로 시장이 위축되거나 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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