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오는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외국인이 스와프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베팅에 나서는 모습이 감지된다.

국내 전문가는 물론 시장 참가자 대부분이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상황이라 외국인이 다른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8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스와프 시장에서는 1년 이하의 금리스와프(IRS) 금리가 하락하고 장기 IRS 금리는 상승하는 커브 스티프닝 현상이 나타났다.

스와프 시장참가자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는 외국인의 오퍼(매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IRS는 최근 역외 오퍼가 많은데 4월 금통위에 대한 베팅 포지션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국내 기관들은 대부분 동결을 보고있어 밖에서 보는 시각과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1주 전(점선) 대비 단기구간 금리 하락한 IRS 곡선>



외국인은 또 지난 6일과 7일 2거래일간 3년 국채선물을 5천86계약 순매수했다. 이전 2주간 순매수한 것보다도 큰 규모다.

시장참가자들은 외국계 투자은행(IB)의 기준금리 전망이 국내와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IB들의 전망과 외국인의 베팅이 일치하는 흐름을 보인다는 얘기다.

연합인포맥스의 4월 금통위 설문에서 싱가포르개발은행(DBS)과 스탠다드차타드(SC)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바 있다.

이밖에 소시에테제네랄(SG)이 인하를 전망했고,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역시 물가 상승률 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대부분의 국내 전문가들은 한은이 지난 3월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했고,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시장 안정 대책을 시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이 기존 조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채권 애널리스트 가운데서는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이유로 인하를 전망했다.

해외에선 국내와 달리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악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오석태 SG 이코노미스트는 "4월 수출이 악화할 것이 확실시되는데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만약 내리지 않는다면 기준금리의 사실상 실효하한이 0.75% 수준이라고 한은이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미국과 한국에서 주가가 반등했고, 위험 요인으로 꼽힌 기업어음(CP) 금리도 하락해 시장 안정에 대한 한은의 부담은 다소 가벼워졌다.

CP 91일물 금리는 지난 2일 2.23%까지 올랐다가 최근 5bp 하락해 2.18%를 나타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각종 유동성 공급을 통해 신용경색을 완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일단은 정책 효과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큰 폭은 아니지만 CP 금리가 반락하는 모습도 나타났다"며 "외국인들의 금리 인하 베팅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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