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연기금과 보험사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투자를 확대했다. 여전채 신용스프레드 확대로 금리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전채 신용스프레드 안정화를 기대한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여전채 매입이 미뤄지는 가운데 연기금과 보험사가 투자를 확대해 여전채 시장에 도움이 된다는 진단도 나온다.

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7일까지 연기금과 보험사는 여전채 1조4천200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년 같은 기간(1천578억원)보다 799.9%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금융시장이 흔들린 지난 3월 13일부터 이달 7일까지 기간을 좁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기간 연기금과 보험사의 여전채 순매수는 3천7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순매도 650억원을 나타냈다.

시장참가자는 연기금과 보험사가 여전채 금리레벨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다가 7~8월에 저점을 찍었다"며 "작년 하반기 금융당국의 고위험 금융상품 규제 우려, 올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연기금과 보험사가 여전채 금리매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순매수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AA+' 등급 카드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지난해 초 38.4bp에서 4월 5일 25.7bp로 축소됐다. 신용스프레드는 올해 들어 확대 추세다. 스프레드는 올해 초 35.2bp에서 이달 7일 71.3bp로 벌어졌다.

증권사 한 운용역은 "올 1~4월 국고채 금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낮다"며 "연기금과 보험사가 운용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국고채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여전채를 선호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작년 초 1.802%에서 4월 5일 1.73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948%에서 1.893%로 떨어졌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해 초 1.327%에서 1.047%가 됐다. 10년물 금리는 1.638%에서 1.580%로 하락했다.

향후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여전채 투자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자산운용사 한 운용역은 "국내 방역당국이 코로나19를 비교적 잘 통제하고 있다"며 "채안펀드가 여전채를 매입할 계획이라 여전채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기금과 보험사가 이를 노리고 여전채를 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채안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조성 규모는 10조원이며 신속하게 10조원을 추가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대상은 회사채, 여전채 등 금융채, 우량 기업어음(CP) 등이다.

지난 2일 금융당국은 채안펀드가 여전채 매입을 보류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금리 등 매입조건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여전채 만기와 차환 동향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채안펀드의 여전채 매입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연기금과 보험사가 여전채 투자를 늘려 여전채 시장에 도움이 된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연기금과 보험사가 여전채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며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될 정도의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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