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의 연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농협 조직이 엄중하게 받아들인 결과로 평가된다. 남은 1년간 실속 경영과 함께 상생의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지난해 3천5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7천355억원) 대비 반 토막으로 줄며 영업이익 개선에 한몫했다. 농협금융의 영업이익은 1년 새 33.4%, 당기순이익(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은 38.9%가 확대했다. 3년 연속 실적 신기록이다.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한 김 회장이지만, 올해도 작년처럼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 연초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위기가 현재 진행형이다.

농협금융의 신용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작년 말 기준 385조원을 넘는다. 코로나19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는 서비스업과 제조업에 각각 105조6천억원, 33조1천억원이 포함됐다. 두 부문 모두 대출 외 보증, 유가증권, 파생상품까지 다양하게 익스포저에 노출돼 주의를 요구한다.

작년 고정이하여신이 전년보다 27%나 줄었지만, 여전히 신용리스크를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위험가중자산이 같은 기간 7조원 이상 증가해 연중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3년부터 자회사와 그룹 전체의 익스포저 한도는 매일 종합관리하는 통합 토탈익스포저(Total Exposure, TE) 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경영환경이 악화했다고 움츠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김광수 회장을 연임시킨 이유에 '금융 상생' 역할이 부여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어서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하반기, 일본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필승코리아펀드'를 선보이면서 자금 지원에 앞장섰다. 문재인 대통령 등 정·관계에서 가입이 줄을 이었고 상생의 모범사례로 꼽혔다.

김 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금융지원 간담회에 참석하며 다시 한번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신속한 자금 지원을 당부받았다. 소상공인 대상 긴급 경영자금 집행은 특별히 챙겨야 할 현안이다.

김 회장은 이미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농산물·화훼 농가 등을 위해 직접 캠페인을 열었고 여신지원대책 화상회의를 개최해 현황을 점검했다.

농협금융의 자회사인 농협은행은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을 8.4% 늘렸다. 소상공인 등 소호(SOHO) 대출은 12.6% 확대했다. 앞으로 은행을 비롯한 증권사, 보험사, 저축은행 등에 지원 주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인적 쇄신이 주요 계열사에서 진행됐지만, 코로나19로 농협금융은 올해 안정적인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임추위가 판단한 듯하다"며 "공직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김 회장은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운영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농협은행은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을 수상했다. 농협금융은 김광수 회장 취임 이후 농협은행에 추가 출자하고 농협손해보험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자회사로 농협리츠운용과 NH벤처투자 등을 추가했다.

jh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5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