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산업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 위기가 심화할 것에 대비해 선제적 자본확충에 나선다.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 후순위 산업금융채권 발행 한도를 최대 4조원까지 늘리는 안건을 승인했다.

산은 이사회는 이번 결정의 배경을 "코로나19 사태 등에 따른 정책금융 지원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자본확충을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산은의 이러한 조치가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산은의 자금수혈이 필요한 기업들도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산은과 수출입은행과 함께 두산중공업에 1조원 규모의 한도성 대출을 지원하기로 한 데 더해,'유동성 위기'가 극에 달한 제주항공의 인수금융(최대 2천억원) 지원과 저비용항공사(LCC) 금융 지원 프로그램(최대 3천억원) 등의 과제도 떠안고 있다.

생사의 기로에 선 두산중공업의 경우 조만간 자구안과 실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자금을 더 넣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LCC 외에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풀서비스캐리어(FSC)들이 코로나19 위기로 '경영난'이 심화한 점을 들어 강도 높은 지원 요구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최근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2천300억원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한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마힌드라그룹이 기존 계획을 철회하면서 쌍용차의 회생을 두고 주채권은행인 산은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산은 관계자는 "꼭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조치라기 보다는 후순위 산금채가 상각형인 만큼 향후 자본 건전성을 제고하려는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이 발행했던 산금채 중 상당 규모가 내년까지 상각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자본금이 줄어 추가 여신이나 자금 집행 등의 측면에서 '운신의 폭'이 제한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사전에 대비하려는 차원이라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

아울러 산은 관계자는 "일단 한도를 늘려두긴 했지만, 구체적인 발행 규모나 시점 등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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