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달러-원 환율은 1,220원대로 다시 올라서며 불안한 심리와 수급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에 경제활동 재개 기대가 지배적인 듯 했으나 코로나19 이후 받아든 경제 지표는 다시 투자 심리를 무겁게 누르고 있다.

미국의 경제 지표는 '전쟁 수준'으로 악화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3월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5.4% 줄었다. 2차 대전 직후인 1946년 1월 이후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시장 예상 3.5% 감소보다 더 부진했다.

미국의 3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8.7% 급감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전월 마이너스(-) 21.5에서 사상 최저치인 -78.2로 폭락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이전 저점 -34.3을 큰 폭 하회한 수치다.

미국의 봉쇄 정책이 3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화된 만큼 4월 경제 지표는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 달러-원 환율에는 상승 우호적인 환경이다.

전일 총선에 따른 휴장 동안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경제 재개 기대에 1,210원대 초반까지 내려섰다가 지표 확인 후 다시 1,220원 위로 튀어 올랐다.

달러인덱스 추이도 98선을 등락하다 지표 확인 후 안전자산 선호 강화에 99선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을 하회하면서 증시에도 악재가 겹쳤다.

현재 셰일 업체들이 손익분기점(BEP)을 유지할 수 있는 유가는 배럴당 30∼40달러 선임을 감안하면 유가 폭락이 이어질 경우 기업 도산과 신용 경색 우려가 커질 수 있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미국의 지난주 산유량이 10만 배럴가량 줄어든 하루평균 1천230만 배럴을 기록했으나 유가 지지력이 약한 상황이다.

수급상으로도 이번 주 내내 달러 매수가 우위다.

삼성전자 배당금 지급을 하루 앞두고 역송금 수요가 장중 달러-원 고점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어 1,220원대 중반까지 상단을 열어둘 만하다.

코로나19와 관련한 경제 지표를 차치하고 미국의 실제적인 경제 재개 지침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식은 일부 불안 심리를 완화시키는 재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공격적인 전략이 작동하는 것이 분명하다"라며 "(코로나와의) 전투는 계속되지만, 데이터는 전국적으로 신규 확진자가 정점을 지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재개 문제와 관련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의 수출입 지표는 양호해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 감소했다. 시장 예상 약 16% 감소보다 양호했다. 수입도 0.9% 감소하는 데 그치며 예상보다 훨씬 덜 줄었다.

이날 달러-원은 경제 지표에 대한 아시아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해석과 증시 흐름, 달러화 향방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5.41포인트(1.86%) 하락한 23,504.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2.70포인트(2.2%) 내린 2,783.3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122.56포인트(1.44%) 하락한 8,393.18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스와프포인트(-1.1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17.30원) 대비 7.35원 상승한 수준인 1,223.55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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