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대량 실업 등 부진한 지표에도 경제 활동 재개 기대가 맞서며 상승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실업 쇼크가 지속해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이 고용 지표로도 나타나 안전피난처로 수요가 지속해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수요 급감 우려로 약 18년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눈치 보기 장세를 나타냈다.

주간 500만명 이상의 대량 실업은 지속했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37만 명 줄어든 524만5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집계 예상치 500만 명보다 많았다.

지난주까지 4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약 2천200만 명에 달했다.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다만 어느 정도 예상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는 제한됐다. 오히려 신규 실업이 이전의 600만 명대에서 500만 명대로 줄어든 점은 다소 안도감을 제공했다.

다른 지표도 부진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3월 신규주택 착공 실적은 전월 대비 22.3% 감소한 121만6천 채에그쳤다. 시장 예상 15.6% 감소보다 가파르게 줄었다. 반면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6.8% 줄어들어,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다.

4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지수도 전월 마이너스(-) 12.7에서 -56.6으로 폭락했다. 시장 예상 -30.0을 큰 폭 하회했고, 1980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정점을 지났다면서, 이날 경제 재개와 관련한 지침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다호 주지사가 내달부터 비필수 사업 운영을 재개할 준비를 해도 좋다고 밝히는 등 일부 주는 경제 재개 움직임을 가시화하는 중이다.

반면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비필수 업종에 대한 '셧다운' 조치를 당초 이달말에서 5월 15일까지 연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뉴저지 등 미 동부의 다른 주들과도 함께 논의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다우존스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지침에 경제 재개 날짜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33포인트(0.14%) 상승한 23,537.6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6.19포인트(0.58%) 오른 2,799.5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39.19포인트(1.66%) 상승한 8,532.3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실업보험 청구자 수 등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경제 활동 재개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대량 실업 사태는 이어졌다.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37만 명 줄어든 524만5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기업의 실적 악화 부담도 여전하다.

모건스탠리는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줄었다고 발표했다.

독일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은 올해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철회했다.

이런 불안 요인에도 미국의 경제 활동 재개 기대가 유지되면서 증시는 지지력을 보였다.

스페인과 스위스 등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봉쇄 완화 계획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일본이 이날 코로나19 긴급사태 선포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국가별 대응도 여전히 엇갈리는 상황이다.

시장의 전망도 혼재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3월 기록한 저점이 증시의 바닥이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명 헤지펀드 엘리엇은 주가가 지난 2월의 고점 대비 50%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시가 다시 폭락할 위험이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10만 명을 넘어섰다.

이날 종목별로는 넷플릭스 주가가 2.9%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기술주 강세를 이끌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24% 올랐다. 에너지는 3.97%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정부 부양책으로 충격적인 미국의 실업이 다소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그랜트손튼의 다이엔 스웡크 수석 경제학자는 "고통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좋은 뉴스는 아니지만, 정점에 달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130만 개 이상 소기업에 대출을 제공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 돈을 10일 이내에 사용하기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는 사람들이 5월과 6월에 다시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79% 하락한 40.1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8bp 하락한 0.609%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6.1bp 떨어진 1.210%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4bp 오른 0.207%에 거래됐다. 201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3.4bp에서 이날 40.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 관심이 쏠렸던 실업 청구가 또다시 급증해,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는 이어졌다.

지난 11일로 끝난 주간에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524만5천 명이었다. 시장 예상치였던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미국 전역에서 시행된 봉쇄 이후 4주 동안 2천200만 명이 실업 수당을 청구했다.

다만 앞서 2주 연속된 600만 명대에서 지난주 500만 명대로 내려온 데다, 실업 급증이 예상된 만큼 시장 반응은 크지 않았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실업률이 50년 이내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미국 고용 시장은 강했다. 고용 호조 속에서 늘어난 일자리가 모두 사라져, 실업률이 15%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일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다른 주요 경제지표에서도 코로나19 피해가 드러난 데 이어 이날 지표도 일제히 기록적으로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제조업 활동을 나타내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1980년 7월 이후 최저치였고, 3월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은 전월 대비 22.3% 급감했다. 경제를 둘러싼 우려를 확인시켜주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계가 지출을 줄이면서 미국 경제의 주요 엔진이 모멘텀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이미 침체에 빠져 있으며 코로나19가 새로운 핫스팟에서 계속 확산하거나 다시 부상하면 침체가 앞으로 몇 달, 어쩌면 더 오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치료법이 발견된다고 가정하면 경제가 탄탄한 기반에 놓이기까지 1년이나 그 이상 걸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미 국채 공급이 급증할 수 있지만, 여전히 충분한 수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전략가는 "취업자가 줄고 메인 스트리트가 문을 닫으면서, 결론적으로 적어도 5월까지 쇼핑 계산대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의 가격 재조정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살 과티에리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달과 아마도 다음 달 해고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들이 청구 처리에 지연을 겪고 있어, 신규 청구 수준은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페이덴&리걸의 제프리 클리블랜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직자들의 청구 수치를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며 실제 전례가 없다"며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정부 프로그램이 효과를 내는지 알아보기 위해 계속 실업청구 지표를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짐 캐론 글로벌 매크로 전략 대표는 "앞으로 4주부터 6주 동안은 계속 나쁜 소식이 나올 것이며, 시장은 그걸 알고 있다"며 "국채 금리가 낮다는 것은 다가오는 침체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양적완화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72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585엔보다 0.135엔(0.13%)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846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9133달러보다 0.00671달러(0.61%)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6.81엔을 기록, 전장 117.40엔보다 0.59엔(0.50%)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8% 오른 100.019를 기록했다. 최근 1주 사이 가장 높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글로벌 경제 피해가 깊고 오래갈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져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실업 청구는 또다시 급증했다.

전일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가 충격을 준 데 이어 고용지표도 부진해, 미국이 깊은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는 증거를 더했다.

원유 감산 합의, 위험 심리 개선, 달러 유동성 개선 노력에 3월 말 고점에서 지난주 달러 상승세가 진정됐지만, 다시 코로나19의 경제 피해 정도에 집중하며 이번 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골드만삭스 에셋 매니지먼트의 앤드루 윌슨 글로벌 채권 회장은 "글로벌 경제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해 단기적으로 달러가 안전피난처로의 지위에 힘입어 탄탄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며 "경제 회복이 시작되면 중기적으로는 달러가 시장을 하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기록적으로 약한 경제 지표로 인해 회복의 길이 더 멀고 불확실해졌다"며 "이는 안전피난처 자산 선호를 되살릴 수 있는 암울한 전망으로, 이번 주 달러는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유로-달러는 여전히 하락 압력을 받았다.

지난주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나라들을 지원하기 위해 5천억 유로의 구제안에 합의했지만, 이탈리아와 같은 부채가 많은 국가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치 루크만 외환·상품 대표는 "시장은 유로그룹 발표가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정부가 아닌 유럽중앙은행이 여전히 유로존 위기를 막기 위한 영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이는 좋은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확대 우려에 파운드 역시 하락하고 있다.

노무라의 조단 로체스터 외환 전략가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코로나19 추가 지원에 합의하지 않는 한 유로-달러는 앞으로 한 달 내 1.06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며 "유로 전망은 국채수익률 스프레드 확대 등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주 유로존 구제 패키지가 시장에 실망감을 줘 이탈리아와 스페인 같은 유로국들의 차입 비용 격차가 더 벌어졌다"며 "공동 국채 발행 합의만이 유로를 지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체스터 전략가는 "파운드-달러가 코로나19 영향, 영국 경상수지 적자 우려로 몇 주 내에 1.2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며 "영국은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봉쇄로 무역이 타격을 입으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달러는 단기적으로 위험 회피, 국채 매입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연준의 신호에 따라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과 같은 배럴당 19.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 감소 충격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발표한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평균 680만 배럴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달 원유 수요는 하루 2천만 배럴 이상 급감할 것이라고 OPEC은 덧붙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일 예상한 올해 하루 930만 배럴 감소와 4월 2천900만 배럴 수요 감소 전망에 비하면 다소 양호하지만, 기록적인 수요 감소 예상이다.

이에 따라 원유 시장의 초과 공급 상황이 지속할 것이란 우려가 지속했다.

하지만 유가가 이미 2002년 이후 약 1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2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대폭 하락한 만큼 추가 하락 압력은 다소 약해진 상황이다.

OPEC+의 감산 합의 이후 미국 등 다른 산유국에서 명시적인 조치가 나올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의 산유량을 관리하는 텍사스철도위원회는 오는 21일 회의를 열고 감산 방안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지난 14일에 감산 관련 공청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 주 산유량의 약 20%인 하루평균 100만 배럴가량 감산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마켓워치는 예상했다.

미국 정부가 셰일오일 업체들이 원유를 뽑아 올리지 않고 그대로 둘 경우, 이를 전략 비축유를 사들인 것으로 간주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일부 외신의 보도가 있었던 점도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이 5월 수출 계획을 이미 대폭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미국의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가 부상한 점도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부 주의 경우 5월 전이라도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제 활동 재개와 관련한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WTI는 이날 장중 배럴당 20달러 선을 회복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반락하는 등 혼조세가 이어졌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OPEC+ 외 다른 산유국의 감산 등이 더욱 명확해질 때까지 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보고서를 통해 "OPEC+외 다른 산유국이 언제 얼마나 추가 감산할 것인지가 명확해질 때까지 유가는 현 수준의 낮은 가격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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