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원금 손실에 대한 불안심리도 커졌다. 그러자 금전신탁 중에서도 예금자 보호가 되는 안정적인 신탁상품이 떠오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은행이 맡은 특정금전신탁 규모는 261조6천4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8% 늘었다.

같은 기간 주가연계 신탁(ELT)이나 주식형 특정금전신탁, 채권형 특정금전신탁 등은 줄었다. 반면 정기예금형 특정금전신탁과 수시입출금형 특정금전신탁(MMT) 크게 늘며 전체 특정금전신탁 규모 증가를 견인했다.





DLF 사태 등으로 투자원금 손실 두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직격타를 맞으면서, 비둘기로 돌아선 투자자들이 '안정성'을 택한 결과다.

대다수 은행 신탁사업부의 성과를 책임지는 ELT는 38조7천853억원으로 12.8% 줄었다. ELT는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와 연계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상품이다.

상장지수펀드(ETF)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식형신탁 역시 지난해 2월 5조2천599억원에서 4조2천640억원으로 18.9% 감소했다.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는 신탁마저 13조4천9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8%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투자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이 줄어든 건 사실"이라면서 "ELS는 조기상환이 돼야 재가입을 하는데 글로벌 주식시장이 떨어지면서 조기상환을 못 하는 상황이라 규모가 늘지 못하고 있고, DLF 사태 이후 총량규제 여파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기예금형 신탁 규모는 지난해 2월 4조3천381억원에 그쳤지만, 지난 2월에는 46.7% 증가한 6조3천650억원을 기록했다. MMT 규모도 지난 2월 65억1천1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3.1% 늘었다.

예금금리가 워낙 낮아 갈 곳 없는 자금들이 안정적이면서도 조금이라도 수익이 높은 정기예금형과 수시입출금형 신탁으로 몰린 것이다.

정기예금형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주식, 채권과 달리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심으로 투자한다. 지난 2017년부터는 예금자 보호 대상에 포함돼 5천만원 범위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

MMT는 단기자금인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기업어음(CP)에 투자한다. 중도 해지해도 별도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아 수시입출금이 가능하고 시중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급락장에서 저가매수를 노린 대기성 자금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신탁상품들은 수익 추구를 위해 은행 신탁을 이용해 투자자산을 운용하는 것들이었는데, 최근 코로나 때문에 경기상황도 안 좋아지고 투자시장 쪽에 시끄러운 이슈가 터지면서 신탁 본연의 가치인 안정적인 자산관리로 시장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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