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지난밤 6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장중에 68% 폭락하는 등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들도 기존에 판매한 유가 연계 파생상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6개 시중은행들이 판매한 유가연계 파생결합상품(DLT·DLS·DLF)과 상장지수펀드(ETF)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1천755억원 규모다.

이 중에서 최종 만기까지 기초자산가격에 따라 조기상환을 하는 구조의 파생결합상품은 약 1천23억원 정도다. KODEX WTI 원유선물(H)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는 약 700억원 규모로 팔렸다.

문제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폭락하고 있는 국제유가다. 지난 20일 5월물 WTI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대로 떨어져 -37.6달러에 마감됐다.

WTI 근월물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공식 통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은행권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진 5월물 가격이 아직은 유가 연계 파생상품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 DLS 등 파생결합상품의 경우 최종 만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어 아직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고 보기는 이른 상태다.

ETF 상품은 이미 4월 중순경 6월물 WTI로 롤오버가 완료된 상태다. 해당 상품은 5영업일 간 20%씩 월물을 교체하는 구조다.

그러나 ETF의 경우 6월물 WTI 가격도 폭락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간밤 6월물 WTI는 장중 68% 폭락하며 배럴당 6.58달러를 기록했다. 6월물 WTI까지 폭락세가 번진 것이다.

6월물을 끝내고 7월물을 사는 롤오버는 다음 달 중순에 예정된 만큼 당분간 6월물 WTI로 롤오버가 완료된 상품도 영향을 받게 된 셈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 달 간격으로 만기가 돌아오는데 그때마다 가격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진 상태"라면서 "앞으로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이나 코로나19 진정 등 대외변수가 어떻게 풀리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우선 내부 부서간 원유 시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관련 상품을 보유한 고객들에게 시장 관련 안내문을 보내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1일 WTI 관련 상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WTI 가격 하락 이유와 전망 등을 담은 안내문을 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수요가 급감하고 원유 재고가 증가하면서 선물 만기일에 5월물 WTI의 하락폭이 커졌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분간 WTI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WTI 가격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넘쳐나는 원유 재고에 대한 저장능력 우려 탓"이라며 "6월물 만기가 도래하는 5월 19일에도 가격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ETF의 경우 결국 롤오버를 하는 만큼 비용이 발생하고, 해당 비용만큼 기준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에 선물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실수익률은 떨어지는 구조"라며 "선물보다 에너지 생산기업이나 정제회사 등 관계업종 관련 ETF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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