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 유가 상승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난항 우려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 국채 가격은 실업수당 청구자 수 폭증세가 다소 둔화한 가운데 소폭 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미국 실업 사태가 정점을 찍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생겨났지만, 국제 유가의 강한 반등세로 안전 수요가 다소 줄어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중동 긴장과 미국을 포함한 산유국의 감산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이번 주 초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내기도 했던 서부텍사스유(WTI)는 전일 19%가량 오른 데 이어 이날도 20%가량 상승했다.

국제 기준인 브렌트유는 1999년 6월 이후 최저치에서 반등해 7% 가까이 상승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81만 명 줄어든 442만7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과 큰 차이가 없었다.

외신은 지난주까지 최근 5주 약 2천650만 명이 실직해, 금융위기 이후 늘어난 일자리가 전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 관련 논란이 제기됐다.일부 외신은 중국에서 실시된 렘데시비르 임상 시험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 초안을 인용해 이 약이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길리어드사는 이후 해당 시험이 부족한 참여자 등으로 조기에 종료됐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WHO는 이 보고서가 '동료 심사(peer review)'를 받지 않은 것이라며, 실수로 홈페이지에 노출됐으며 이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4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계절 조정치)는 36.9로, 전월 확정치 48.5에서 하락했다.

최근 133개월 동안 가장 낮았지만, 시장 예상치인 35.0은 웃돌았다.

4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전월 39.8에서 27.0으로 대폭 낮아졌다. 시장 예상치인32.0도 하회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15.4% 감소한 연율 62만7천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전망치는 64만7천 채였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은 4월 관할 지역 제조업 합성지수가 마이너스(-) 30으로,전월 -17에서 큰 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 -29도 하회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44포인트(0.17%) 상승한 23,515.2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1포인트(0.05%) 하락한 2,797.8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3포인트(0.01%) 내린 8,494.75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의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와 유가 동향,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국제 유가가 비교적 큰 폭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증시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물은 전일에 이어 이날도 20%가량 올랐다.

여전히 배럴당 20달러 이하의 낮은 가격이지만, 이틀간 상승률은 약 40%에 달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된 점과 미국의 산유량이 더 빨리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이란 고속단정이 미국 선박을 위협할 경우 파괴하라는 명령을 해군에 내렸다. 이에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은 미 군함이 이란 배를 위협하면 파괴하라고 명령했다며 맞섰다.

미국의 실업 폭증에 대한 공포도 다소 진정됐다.

사상 최악 수준의 실업 대란이지만, 주간 신규 실업자가 400만 명대로 줄어든 점이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대규모 실업도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 관련 논란은 증시에 부담을 줬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 비교적 큰 폭 올랐던 데서 해당 보도에 빠르게 반락했다. 주요 지수는 길리어드사 반박 성명이 나온 이후 반등을 시도했지만, 재차 반락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길리어드 주가가 4.3%가량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69% 내렸다. 에너지는 3.01%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충격적인 실업 사태 진정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TS롬바르드의 폴 애스워스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신규 실업보험 청구 감소는 고무적이지만, 피해는 이미 발생했다"면서도 "봉쇄 조치 완화로 현재 일시 해고 상태인 사람들이 다시 고용 상태로 돌아갔을 수 있는 만큼, 4월 실업률이 이번 팬데믹의 정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43% 하락한 41.3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5bp 하락한 0.613%를 기록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고용시장에 미친 충격을 나타내는 실업보험 청구자 수에 다소 안도해, 미 국채 값은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442만7천 명이었다. 전주보다 81만 명 줄었고,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앞서 20만~21만 명대에서 역사적 저점 수준을 대체로 유지했던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봉쇄가 본격화한 뒤 3월 중순 300만 명으로 급증했고, 2주 연속 600만 명대로 폭증세를 나타냈다.

이달 들어서는 500만 명대에 이어 400만 명대를 나타냈다.

3월 중순부터 지난 11일까지 최근 5주 동안 2천645만 명의 실업자가 나와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생긴 일자리가 모두 사라지는 등 실업 쇼크는 여전히 엄청나다. 다만 시장은 실업 숫자보다는 속도 둔화에 더 주목해, 미 국채 값도 거의 변동이 없었다.

MUFG 은행의 크리스 럽키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기업과 소비자가 팬데믹 침체라는 구렁텅이로 빨려 들어가는 가운데 실업 청구는 미국 경제에 아직 최악이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여전히 몇백만 명이 실업 수당을 청구하는 것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며 "그것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집에 머물라는 지시와 봉쇄 조치가 완화하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빨랐던 실업수당 신청 증가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린젠은 "5월에 경제가 재개되기 시작하면 몇 주 안에 상점과 공장들이 재개되며 사람들이 업무에 복귀함에 따라, 실업 청구의 정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어떤 속도로 나아갈지가 문제"라면서 "매우 고르지 못한 점진적인 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4월 마킷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급락했다.

ING 은행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과 서비스 활동이 붕괴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서비스업 지수는 27로 낮아졌는데, 엄청난 속도로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진 점도 위험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에 자금을 대출하면서 받는 담보로 정크본드도 한시적으로 인정해주기로 해, 이탈리아와 그리스, 스페인 국채 값도 회복세를 보였다.

유니온 뱅케어 프리베의 모하메드 카즈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요일 S&P 글로벌레이팅스의 이탈리아 신용 상황 평가를 앞두고 ECB가 채권시장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지원자로 나서 시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싱가포르의 엘리 리 투자 전략가는 "코로나19가 통제되면 경제가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시장이 고무돼 있다"며 "연준이 저등급 채권 등 더 위험한 자산까지 확대해 막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어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59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703엔보다 0.109엔(0.10%)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782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178달러보다 0.00357달러(0.33%)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6.00엔을 기록, 전장 116.51엔보다 0.51엔(0.44%)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8% 오른 100.45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이틀 연속 대폭락했던 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강하게 반등해 달러 수요를 이끌었던 안전 선호가 다소 밀려났다. 유가에 민감한 노르웨이 크로네가 달러에 1% 이상 올랐고, 캐나다 달러도 0.6% 정도 상승했다.

미국의 실업자 폭증세가 둔화한 데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실망감에 달러는 유로에는 상승했다.

MUFG의 리 하드만 통화 분석가는 "극도의 매도 압력을 경험한 뒤 원유 가격이 완도랠리 단계에 들어갔다"며 "미국 달러가 유가 관련 통화에 가장 눈에 띄게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약 443만명으로, 전주보다 줄었다. 5주 동안 2천650만명이 실직 상태에 빠졌지만, 주간으로 700만명에 육박했던 수준에서는 내려왔다.

프랑스 기업 활동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데다 구제안 합의에 실패해, 유로-달러는 2주 반에 처음으로 1.08달러대를 내줬다.

EU 정상들은 이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야기된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회의를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공동 채권과 경제 회생 기금 등 쟁점이 남아 있어 회원국 간 의견 대립이 예상됐다. 유로는 파운드에도 하락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에 자금을 대출해주면서 담보로 정크본드를 받는 데는 합의해 유로 낙폭이 제한됐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재정 정책을 기대하고 있다.

삭소 방크의 올리비에 콘조우 외환 트레이더는 "유로존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표가 예상보다 약했지만, 유로 반응은 잠잠했다"며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지표 부진에 면역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의 초점은 그보다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행하는 경기 부양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출구 전략에 쏠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캠브리지 글로벌 페이먼트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 전략가는 "유럽 정상들이 어떤 형태로든 합의에 도달하고 일부 지역 경제가 바닥을 찍는 데 도움이 되는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 하락은 제한됐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향후 달러는 원자잿값에 민감한 노르웨이 크로네와 캐나다 달러에 추가로 오를 것"이라며 "원유시장 혼돈은 매크로 하락 압력을 가리키고 원자재시장에 추가로 피해를 줘, 원자재 통화에도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시장이 코로나19의 대규모 경제 여파에 집중하게 되면서 달러는 안전피난처 자산 수요에 이득을 볼 수 있다"며 달러-크로네가 올해 11.47, 달러-캐나다달러가 1.55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위험투자 심리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파운드는 지표 부진에도 달러에 0.28% 올랐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72달러(19.7%) 급등한 16.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중 한때 18.26달러까지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초과 공급 및 저유 공간 고갈 우려와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 미국과 이란의 갈등 등을 주시했다.

미국을 비롯한 산유국의 산유량 감소에 대한 기대가 커진 점이 유가를 지지했다.

미국의 주요 유전지대인 오클라호마주와 뉴멕시코주가 원유 채굴 업체들이 유정을 폐쇄해도 계약의 파기 등과 같은 벌칙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원유 채굴업체들은 임대차 계약상 유정 폐쇄 시 계약 파기 등 불이익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을 중단하고 싶어도 계약상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오클라호마 등이 이런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향후 더 많은 업체가 유정을 폐쇄하고 생산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자극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브조르나 톤하구엔 연구원은 "생산량을 줄이고 싶지만, 규제 때문에 망설이고 있던 업체들에 안도감을 주는 결정"이라고 진단했다.

오클라호마주는 다음 달 11일 회의에서 주 차원의 감산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조기 감산에 대한 기대도 유가를 밀어 올렸다.

칼리드 알파델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OPEC+(OPEC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가 감산을 시작하기로 한 5월 1일이 오기 전 이미 산유량을 줄였다"고 말했다.

알파델 장관은 감축한 산유량이 얼마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고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지 외부의 압력은 받지 않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OPEC이 합의한 것보다 빨리 감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은 꾸준히 제기됐던 바 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조기 감산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과 이란의 설전도 유가 상승에 기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이란 고속단정이 미국 선박을 위협할 경우 파괴해버리라는 명령을 해군에 내렸다.

이에 대해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은 걸프 해역에서 미군 군함이 이란 배를 위협하면 파괴하라고 명령했다며 맞섰다.

중동 지역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유가에는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하지만 미국 등의 원유 저장 시설이 고갈될 것이란 데 대한 우려는 지속하는 중이다. 저장시설이 고갈되고, 공급 우위 현상이 지속하면 원유 선물이 다음 만기일 등에 극심한 불안을 되풀이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전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핵심 원유 허브인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재고는 약 6천만 배럴까지 증가해 최대 용량에 약 2천500만 배럴만 남긴 상태라고 CNBC는 진단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저장공간 이슈 등으로 유가가 지속해서 불안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프란세스코 마토샤 수석 원자재 연구원은 "6월에는 저장 탱크들이 최고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투를 벌이게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다음 달 만기 시점에 또 다른 스퀴즈를 보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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