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동학개미운동 승패는
[데스크 칼럼] 동학개미운동 승패는
  • 이종혁 기자
  • 승인 2020.04.2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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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멈춰진 후 세상이 많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거의 전원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으며 국내 기준금리도 상상하지 못했던 0%대로 내려서는 변화를 맞이했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선입관을 무너뜨리고 방향을 틀게 하는 기회가 된다. '코리아디스카운트'라는 오명을 가진 국내 증시도 코로나19 이후 구조적으로 바뀔 여지가 드러나고 있다.



그 중심에 동학개미운동이 있다. 과거 개미들이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에도 안 좋게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지만, 국내 증시에 의미가 적지 않다. 매번 외국인과 기관에 끌려다니던 개미 투자자가 시장 주도 세력으로 등장해, 폭락하는 지수를 받치는 새로운 양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동학운동은 실패했지만, 그 흐름이 의병저항이나 3.1 독립운동으로 이어진 사례를 보면 이번 새로운 개미 투자자의 등장도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



개미투자자들은 사실 '제로금리'라는 불가항력적인 조류에 떠밀려 증시라는 배에 올라탄 측면이 적지 않다. 달리 말하면 증시 빼고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말이다. 연 1% 금리에 이자소득세 15.4% 감안 시, 한 달에 100만원을 쥐려면 14억이 넘는 현금을 예금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 급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됐다. 또 과거 펀드를 장기 투자했지만, 재미를 못 본 경험은 자산운용사를 불신하게 했고 직접 운용을 선택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개미투자자의 승률이 높아지려면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 우선 대한민국 경제가 계속 성장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경쟁국들보다 빠르게 경제를 재가동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다음으로 개인들이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금융당국도 맨날 볼멘소리로 하소연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기회를 개미투자자 덕분에 맞이한 만큼 이들의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업 배당과 주주권 강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보잉 같은 대기업의 주가가 급락하고, 유동성 문제가 속출하면서 해외에서는 과도한 주주자본주의에 대해서 철퇴를 내리는 목소리가 커졌다.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배당금 지급을 위한 자본 사용을 중단하라고 서구 은행에 압력을 넣었다. 생존이 문제 되는 기업은 배당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해외 사례가 국내에 유행처럼 무작정 적용된다면 저금리 대안으로 증시를 투자처로 삼은 개미투자자를 이탈하게 한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도 약해져서는 안 된다. 국내는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에 적절한 견제 세력으로 제대로 역할 해본 적이 없다. 같은 주주 사이의 건강한 견제는 한쪽의 독단적인 지배권 남용을 막을 방패가 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기업의 성장을 장기간 이어지게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화가 되레 복이 되고, 복이 화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새로운 개미들의 출현을 국내 증시의 한 단계 '레벨 업'을 가능하게 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자본시장.자산운용부장 이종혁)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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