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0일(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대규모 실업 사태 지속 등 경기 침체 부담으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소비와 고용에 충격을 줘 소폭 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정이 실망감을 준 가운데 월말 리밸런싱 매도가 나와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산유국 감산에 대한 기대 등이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60만3천 명 줄어든 383만9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주 발표보다 청구자 수가 줄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350만 명보다 많았다.

더욱이 최근 6주 동안 실업 급여를 신청한 미국인은 3천만 명을 넘어섰다. 실업률이 치솟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한층 커졌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를 토대로 실업률이 15%를 웃돌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4.8%로 시장 예상보다 더 나빴던 데 이어,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기대비 3.8% 역성장을 기록해 예상보다 부진했다.

유로존의 1분 성장률을 연율로 계산하면 14.4% 위축된 것으로, 미국 지표보다 훨씬 나빴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7.5%(계절조정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959년 이후 약 60년 만의 최대폭 감소다.

3월 소비지출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0% 감소보다도 더 부진했다.

3월 개인소득(세후 기준)은 전월 대비 2% 감소했다. 월가 예상 1.3% 감소를 하회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가격지수는 2월에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3%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양적완화(QE) 규모도 유지했다. 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부분이지만,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는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ECB는 유럽의 단기자금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에 유동성을 투입하기 위한 새로운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을 내놨다. 이른바 펜데믹긴금장기대출프로그램(PELTRO)다. 금리는 레피 금리보다 25bp 낮은 수준으로 제공된다.

ECB는 또 기존의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III에 대해서는 오는 6월부터 내년 6월까지 기간에 이자율을 기준금리(레피 금리)보다 50bp 낮춰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 금융기관의 차입 비용은 하락했는데도, 유럽 은행들 사이의 차입 비용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ECB는 펜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규모와 대상을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당장 이번 회의에서 규모 확대나 투기등급 채권 매입 등이 단행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일부 부처가 중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이날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식품의약국(FDA)이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에 대해 조만간 긴급 사용 승인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까지 다량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4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47.8에서 35.4로 내렸다.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다. 시장 예상 35.0도 하회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8.14포인트(1.17%) 하락한 24,345.7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08포인트(0.92%) 내린 2,912.4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16포인트(0.28%) 하락한 8,889.55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4월에는 11.1%가량 올랐고, S&P500 지수는 약 12.7% 상승했다. 두 지수는 1987년 이후 약 3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은 미국 실업 등 주요 지표와 기업 실적, 주요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대량 실업 등 부진한 경제 지표가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에서 펜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등 자산 매입 규모나 대상을 확대하지 않은 점도 투자자들을 실망하게 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업 대출 프로그램인 이른바 '메인스트리트 대출'의 대상 기업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직원 1만 명, 연 매출 25억 달러 이하 기업에서 직원 1만5천 명, 연 매출 50억 달러 이하 기업으로 조건을 완화했다. 더 큰 규모의 기업도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셈이다.

연준의 발표 이후 주요 지수가 일시적으로 반등하기도 했지만, 제한적 보완 조치인 만큼 효력이 오래가지는 못했다.

미국이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반면 주요 기술 기업들의 실적이 우려보다는 양호했던 점은 기술주 중심으로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은 전일 장 마감 이후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한 매출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약 5.4%,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1%가량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도 커졌지만, 전일 시장에 반영된 만큼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2.68% 하락했다. 기술주는 0.46% 내렸고, 커뮤니케이션은 0.02% 상승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다만 일정 부분 예상된 수순이라고 진단했다.

RBC 캐피탈 마켓의 피터 샤프릭 글로벌 거시 전략가는 "우리는 매우 나쁘고 부정적인 경제 지표의 환경에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이를 알고 있고,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9.35% 상승한 34.1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0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3bp 하락한 0.619%를 기록했다. 이번달 7.2bp 내렸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3bp 내린 0.186%에 거래됐다. 2011년 9월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8bp 오른 1.267%를 나타냈다. 2년과 30년 국채수익률은 이번달 3.6bp, 7.9bp 떨어졌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2.3bp에서 이날 43.3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가계의 재정 여건이 약해지고, 대공황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을 예고하는 소비, 고용 지표가 나와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나타났다. 다만 지표 악화는 충분히 예상된 만큼 가격 반응은 크지 않았고, 30년 장기물은 공급 부담 속에서 오히려 내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경기 침체의 규모를 가늠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강조한 뒤 유럽 국채수익률은 저점을 낮췄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케닝햄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우울한 경제 지표가 쏟아지고 있는데, 유로존 경제가 3월 말 자유 낙하했고, 2분기에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며 "ECB가 앞으로 몇 주 내에 부양책을 늘리는 데 대담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전일 코로나19가 중기적으로도 경제 전망에 상당한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도구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최근 관심이 집중된 지표 발표를 앞두고 국채 값이 거의 변동이 없었다가 발표 이후 완만한 매수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전략가는 "3월 후반부터 3천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실업수당을 청구했다"며 "수치가 나빴지만, 채권시장은 몇 bp 정도만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노르디아 에셋 매니지먼트의 세바스찬 갈리 매크로 전략가는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실업청구가 정점을 찍었는지 여부였다"며 "가속을 봤지만, 지금은 감속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햇다.

◇ 외환시장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33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611엔보다 0.722엔(0.6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956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775달러보다 0.00787달러(0.72%)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7.59엔을 기록, 전장 115.93엔보다 1.66엔(1.43%)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52% 내린 99.004를 기록했다. 5일 연속 내렸지만, 4월 한 달 동안은 소폭 올랐다.

시장 기대에 충족했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달리 ECB는 다소 실망감을 줘 위험 심리가 후퇴했다. 뉴욕증시도 하락해 달러 인덱스는 상승했지만, 월말 리밸런싱 수요가 부정적으로 작용해 달러 인덱스는 결국 하락했다.

ECB는 정책금리와 양적완화(QE) 규모를 동결했고, 장기대출프로그램의 금리만 인하했다.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만든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 확대, 채권 매입을 확대해 정크 본드를 포함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변화가 없었다.

UBS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브 외환 전략가는 "위험 약화, QE를 확대하지 않은 ECB 발표에 대한 단기 반응이 달러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프린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ECB가 자산 매입을 확대하지 않아 시장에 실망감을 남겼다"며 "ECB가 선택한 전략은 은행들이 실물 경제에 대출해 주도록 설득하기 위한 회유"라고 평가했다.

유로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기록적인 위축세를 나타냈고, 미국의 신규 실업보험청구자수는 6주 동안 3천 만명을 넘어서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존의 1분기 GDP는 전분기보다 3.8% 위축됐다. 시장에서는 전분기보다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율 기준으로 유로존 GDP 성장률은 -14.4%로, -4.8%인 미국보다 훨씬 나빴다.

또 유로존 회원국 가운데 남유럽과 북유럽의 경제 충격 정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여 유로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유로존은 코로나본드 등 부채 분담에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

유로-달러는 예상보다 덜 완화적인 ECB에 점차 낙폭을 줄이고 큰 폭 상승했다.

RBC 캐피털의 아담 콜 분석가는 "지난주 유럽 정상회담의 여파, 유로존의 분열 문제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킷 주케스 분석가는 "연준이 필요하다면 코로나19에 대응해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해 달러 상승을 막는 데 일조했지만, 달러를 둘러싼 전망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고, 코로나19로 성장 지표와 수요가 약해져 일본 엔이 강해질 것"이라며 "일본과 다른 국가의 금리 차가 좁혀지고, 지표가 계속 나빠져 엔은 롱 포지션에서 가장 선호하는 통화"라고 주장했다.

HSBC의 도미닉 버닝 외환 전략가는 "외환시장은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위협에서 안주하고 있다"며 "시장은 일부 국가의 봉쇄 완화 조치, 코로나19 치료제 전망에 따라 V자형 회복을 확실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훨씬 더 나쁜 경제 지표와 정책 입안자들의 어조가 시사하는 주의에도 이를 경시하는 낙관주의 물결을 타고 있다"며 "여전히 불확실한 부분이 너무 많아 이런 움직임을 추종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안다의 크래이그 얼람 선임 시장 분석가는 "위험이 약간 회복된 것을 보고 싶다면 지난주 그 측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이었다"며 "달러 상승 탄력을 다소 떨어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78달러(25.1%) 급등한 18.8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관련 소식과 원유 저장 공간의 고갈 우려 등에 지속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르웨이가 약 18년 만에 처음으로 감산 방침을 밝히는 등 산유국의 감산 노력이 지속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오는 6월부터 연말까지 당초 계획보다 하루 30만 배럴가량의 산유량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석유기업 코노코필립스는 6월 산유량을 하루평균 42만 배럴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보다 덜 늘어나고, 휘발유 재고도 수주 만에 감소세를 보인 점도 초과 공급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다소 줄인 요인이다.

ING는 "만약 우리가 이런 추세를 몇 주간 더 확인할 수 있다면, 이는 원유 시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시노펙이 정제유의 판매가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90%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발표한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전일 행정부가 추가로 몇억배럴가량의 원유를 저장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9개 석유 회사가 미국 정부로부터 2천300만 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저장 공간을 임대하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도 유가를 지지했다.

다만 부족한 원유 저장공간 및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원유 저장 공간이 6월 중순에 최대치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IEA는 또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가 9% 줄어 2012년 소비량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IEA는 글로벌 에너지 수요는 6%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약 70년 만의 최대폭 감소에 해당한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감산 소식이 지속해서 나오는 점이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시장 연구원은 "유가는 감산 관련 소식이 지속해서 나오는 데 따라 랠리를 펼치고 있다"면서 "글로벌한 감산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전환점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가 서서히 완화되고 있으며, 갑작스러운 급변동을 제외하고 나면 유가가 차츰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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