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서울채권시장은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조용한 흐름이 예상된다.

연휴 이후 채권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가운데 단기물 중심의 매수는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석가탄신일과 노동절로 연휴를 보내는 동안 미국 금리는 단기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독일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채권 강세 흐름을 가격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한 후 첫 연휴의 인구 이동량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시하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정부는 6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상태를 완화한다. 위기 단계를 조정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가 큰 타격을 받았지만, 정부의 방역지침이 완화하면서 내수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4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 역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대비 24.3% 감소했다. 수입은 15.9% 하락에 그쳐 무역수지는 9억5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99개월만에 적자다.

코로나19로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 지역 등 전 지역의 수출이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지표로 속속 나타나면서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계속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에서 내수의 변동 폭보다 수출의 변동 폭이 더 크다. 4월 무역수지 적자는 한은의 적극적인 행보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물가도 낮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0.1% 상승에 그치면서 지난해 10월 0%를 기록한 후 가장 낮았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큰 데다 물가도 매우 낮다는 점 또한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다.

국고채 3년물이 1.006%로 기준금리 대비 25.6bp 높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금리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 채권시장의 호재를 가격에 반영한다면 캐리 수익을 낼 수 있는 단기물이 먼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 분쟁 이슈가 뜬금없이 불거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 연구실에서 발견됐다는 증거를 봤다며,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중국에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했다.

미·중 무역 분쟁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이 보이면서 채권은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 속에서도 서울채권시장이 우려하는 건 국내 채권 발행 속도의 가파른 증가다.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따른 국고채 발행에 기간산업안정 기금(기안기금)도 채권 발행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행정안전부가 지방채 발행 여부를 지자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지방채 발행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대거 사들인다는 점은 우호적이다. 이들은 지난달 10조1천370억원의 국내 채권을 순매수했다. 3년 국채선물은 2만8천599계약, 10년 국채선물은 1만6천296계약을 각각 사들였다.

한편, 연휴 동안 미 10년물은 1.27bp 하락한 0.6158%, 2년물은 0.35bp 낮은 0.1998%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10년물은 2거래일 동안 12.01bp 떨어진 마이너스(-) 0.5881%, 2년물은 8.04bp 내린 -0.7743%를 나타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새로운 정책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분기 경제활동이 유례없는 속도로 떨어질 것"이라며 "(지원이) 더 필요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달리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ECB는 정책금리와 양적 완화 규모 등을 모두 동결했다.

전일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23.7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5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18.20원)대비 6.05원 올랐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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