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3분기부터 시중은행의 펀드 판매 잔액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DLF 사태 이후에도 라임펀드 등 펀드와 관련된 부실 사건이 연거푸 발생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된 탓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규모는 23조5천805억원으로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연속으로 줄고 있다.





작년 7월 말 판매 잔액이 29조51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18.7% 감소한 수치다.

은행 가운데서는 우리은행의 판매 잔액이 같은 기간 7조5천533억원에서 3조7천499억원으로 절반 아래로 감소하면서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그다음으로는 하나은행이 3조8천301억원에서 2조7천67억원으로 29.3% 감소했다. 두 은행은 DLF 사태로 3월부터 반년간 사모펀드를 판매할 수 없는 만큼 잔액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다수 은행이 사모펀드 판매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오히려 판매 잔액이 늘어난 은행도 있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1조4천168억원 정도 늘었다. 현재 은행권 가운데서도 사모펀드의 판매액이 가장 컸다.

사모펀드와 비슷하게 공모펀드의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 말부터 꾸준히 하락하다가 올해 들어 소폭 증가했으나 3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3월 말 판매 잔액은 78조4천36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8월 말보다 4조5천억원 줄어든 수치다.

이러한 펀드 판매 감소세는 올해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 제한의 시발점이었던 DLF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그 이후 시중은행이 다수 개입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기업은행의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사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사태 등 시중은행의 펀드 부실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화된 라임 사태의 경우 금융감독원이 최근 판매사 현장조사를 마쳤고 분쟁조정위원회 첫 회의를 다음 달 열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분조위 절차가 한두 달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까지 배상 절차가 이어질 전망이다.

디스커버리 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과 이탈리아 헬스케어 사모펀드를 판매한 하나은행의 경우에는 일부 투자원금 가지급 보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같은 구조의 펀드를 판매한 신한은행의 경우 아직 고객 보상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해당 사태들의 경우 손실이 확정되고 금감원 분조위 등의 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배상이 이뤄지려면 올해 말까지는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어도 그 기간까지 사모펀드 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은행권에서 국민은행의 펀드판매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인 것은 최근 불거졌던 각종 펀드 관련 사태에서 그나마 자유로웠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DLF사태로 시작했던 일련의 만기연장, 고객손실 사태 등으로 인해 고객들의 니즈도 더 줄고 은행들도 더욱 조심스럽게 판매하기 시작했다"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직접적인 KPI 지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현재 상황에서 은행이 적극적으로 팔아야 하는 요인은 적다"고 설명했다.

jhson1@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1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