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채권시장은 미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국채 선물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것이라는 베팅이 등장했다. 이에 미 2년물이 5.53bp 하락한 0.1290%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10년물도 6.92bp 낮은 0.6362%를 나타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를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했지만, 채권시장은 연준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갈 수 있다는 기대를 가격에 반영한 셈이다.

글로벌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중국의 수출이 월가 예상을 웃돌았던 데 이어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 대비 67만7천명 감소해 3월 말 대비 실업자 수가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미·중 무역 분쟁 우려는 조금 줄어들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공정하고 상호호혜적인 무역을 하고 이런 것들에 관심이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라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채권시장은 미 2년물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진 이유와 한국에 미칠 영향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의 채권 금리 하락이 다른 국가 대비 더디게 나타나는 이유는 시장참가자들의 경험에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막바지라는 인식은 금리 인하 후 금리 상승으로 연결된 적이 많아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하면 0.50%가 된다. 실효 하한 논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호주와 캐나다 등 일부 국가가 기준금리를 0.25%까지 낮췄지만, 한국이 이 수준까지 낮출지에 대해서는 채권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돼있지 않다.

미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게 되면 한국은 통화정책 여력이 더 확장된다. 이미 이달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지만, 이후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가격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전일 국고채 10년물이 1.50%를 재차 하회한 것도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공급 부담이 장기물 금리 상승으로 연결됐지만, 금리가 마냥 상승할 수 없다는 인식이 저가매수로 연결됐다.

국고채 10년물 대비 3년물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좁혀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은이 국고채 직매입 등 정책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와 다른 국가 대비 국고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계속 부각될 수 있다.

외국인은 전일 단기물 중심으로 채권 매수를 이어갔다. 이들은 만기 1년 전후 채권을 중심으로 5천800억원가량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도 3년 선물을 6천786계약, 10년 선물을 4천372계약 각각 사들였다.

다음 주 국고채 입찰은 변동성을 키우는 재료다. 정부는 다음 주 국고채 5년물 조5천억원 입찰을 진행한다.

전일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19.50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5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25.00원)대비 5.00원 내렸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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