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래에셋이 안방보험과의 소송에 국제분쟁 전문 로펌을 선임하면서 소송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사의 소송,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 소송을 변호했던 로펌이 변호인단에 합류하면서 안방보험 측과 맞붙을 전망이다.

12일 미래에셋에 따르면 소송 수행을 위해 국제분쟁 전문 로펌 '피터앤김(Peter & Kim)'과 미국 최대 소송 전문 로펌 '퀸 엠마뉴엘(Quinn Emanuel)'을 선임해 미국 소송에 대응한다.

매매계약 협상 시 매수인 측을 자문했던 로펌인 미국 '그린버그 트라우릭(Greenberg Traurig)'과 한국 법무법인 '율촌'도 소송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법무법인 피터앤김은 현재 김갑유 변호사가 이끄는 서울 사무소, 볼프강 피터 변호사가 이끄는 제네바와 베른 사무소, 짐 모리슨(Jim Morrison) 변호사가 이끄는 시드시 사무소 및 신설된 싱가포르 사무소에 30여명의 중재 전문 변호사가 포진한 국제분쟁 전문 글로벌 로펌이다.

김갑유 변호사는 우리나라 대표 국제중재 전문가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미국계 사모펀드가 은행 매각과 관련해 국내 금융지주를 상대로 제기한 약 14억 달러(약 1조 6천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지주 측을 대리해 신청인 청구를 전부 방어해 승소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국내 중공업회사가 30%의 지분을 가진 국내 정유회사의 경영권과 관련해 70%의 지분을 가진 외국투자자를 상대로 주주간계약의 규정에 따라 외국투자자의 지분 전부를 할인된 가격에 강제적으로 취득하고자 한 사안에서, 국내 중공업회사를 대리해 국제중재를 제기, 100% 승소했다. 이 중재판정으로 국내 조선회사의 경제적 이득은 약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퀸 엠마뉴엘은 삼성전자와 애플간 국제분쟁에서 삼성측을 대리했던 미국소송 전문로펌이다.

이 로펌은 9개국 21개 지사를 두고 있으며, 재판승소율이 88%에 달한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퀸 엠마뉴엘 소속으로 본건 주수행 변호사(lead counsel)인 마이클 칼린스키(Michael Carlinsky) 변호사의 대표적 승소사례는 AIG와 캐나다회사 간의 15억달러 이상의 금리스와프 관련 소송,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간의 2억5천만달러 규모 부채담보부증권(CDO) 관련 소송 등이다.

안방보험은 이번 소송에 미국 대형 로펌인 깁슨 던(Gibson Dunn)을 내세웠다.

이 회사는 전세계 약 15개 사무소를 가진 국제 로펌으로 국제 M&A(인수합병)나 에너지, 인프라금융, 부동산, 사모펀드 등과 관련한 분쟁을 담당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안방보험은 오는 8월24일 첫 변론기일을 맞아 의견을 다툴 예정이다.

안방보험은 지난 4월27일 미래에셋을 상대로 인수 계약을 이행할 것을 주장하는 소송을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원에 제기했다.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의 권원보험 확보 실패가 계약 해지 사유"라며 최강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래 종결을 위한 선결조건인 권원보험 확보가 되지 않자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에 올해 4월 17일 채무불이행 통지(default notice)를 보냈고, 안방보험이 15일 내에 계약위반 상태를 해소하지 못한 것을 이유로 지난 5월 3일 매매계약을 해지했다.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이 호텔 소유권과 관련해 델라웨어 법원에 피소를 당했음에도 애초에 이 소송의 존재를 알리지 않다가 올 2월에 미래에셋 측이 먼저 발견한 후 소송이 계류중이라는 점을 인정했다"며 안방보험의 과실에 따른 계약 해지임을 분명히 했다.

안방보험은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원은 미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 5월 8일 안방보험 측의 신속절차 신청을 허가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담당판사는 시간이 지체될 경우 본 사건으로 인한 손해가 회복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올해 8월 말에 재판을 열 것이라고 했고, 본 사건의 핵심은 계약이 이행되어야 하는지 여부임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셋 측이 문제삼는 허위 계약 문서 등은 사기범(fraudsters)들의 소행일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그에 관한 광범위한 증거개시 절차(discovery)가 필요하지 않다고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과 안방보험(안방)은 지난해 9월 안방 소유 미국 호텔 15개를 총 58억 달러에 인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맺고 계약금 5억8천만달러를 납부했다. 전체 인수대금 가운데 16억달러는 거래 종료 시점에 출자금 형태로 지급하기로 했고, 나머지 36억달러는 외부에서 조달할 계획이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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