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ELB)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모양새다.

14일 예탁결제원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ELB 발행 잔액은 24조2천430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에 발행액이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4월 ELB 발행액은 2조388억원으로, 3월 9천18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121%나 증가했다.

ELB는 주가연계증권(ELS)에 비해 수익률은 낮은 데 비해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상품이다.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의 불거지면서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발행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ELB의 경우 2월에서 3월 발행 물량이 9천억원대를 유지하며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월평균 발행량을 보였다"면서 "2월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원금비보장형에서 원금보장형으로 수요가 이동한 것이 ELB 발행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도 퇴직연금 고객들을 중심으로 ELB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저축은행 정기예금금리까지 낮아지자 원금보장형을 추구하던 퇴직연금 고객들이 저축은행 정기예금 대신 ELB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통상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고객들의 경우 원금보장상품으로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상품을 선택해 왔다. 예금자보호가 가능한 데다 가입이 간편하고 은행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빅 컷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낮아졌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살펴보면 현재 12개월 만기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1.91%다. ELB 수익률이 통상 2%대라는 것을 고려하면 ELB 수익률이 경쟁력 있어진 셈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고액으로 퇴직연금을 굴리고 싶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ELB에 가입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저축은행 정기예금으로 몰렸던 수요가 저축은행 금리까지 낮아지면서 ELB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은행권은 다양한 ELB 상품군을 통해 퇴직연금 고객을 유치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월 키움증권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3개월 만기의 원리금 보장 ELB 상품을 출시했다. 3개월 단기운용 구조 출시는 퇴직연금 사업자로는 최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정기예금금리가 낮고 투자상품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은 시장 니즈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3개월 단기운용상품의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향후 투자처를 고민하는 고객들이 일단 대기하고자 가입한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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