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모펀드 판매사들이 부실펀드를 처리하기 위해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회사별 판매규모에 따라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등 세부논의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18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등 일찍이 배드뱅크 참여 의사를 밝힌 6개 주요 판매사 이외에 나머지 13개 판매사도 최근 해당 아이디어에 큰 틀에서 합의했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을 처리하기 위한 기관이다. 판매사들은 배드뱅크를 설립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들을 넘겨받아 자산을 회수할 계획이다.

배드뱅크 설립방안은 지난달 중순쯤 주요 판매사들을 중심으로 대두되기 시작해 19개 판매사 공동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서면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5월 중 배드뱅크를 설립하고 6월에는 (라임자산운용 제재에 대한)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현시점에서 라임펀드 판매사들은 모두 배드뱅크 아이디어에 공감하고 큰 틀에서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러나 세부적인 사항에서는 아직도 팽팽하게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출자 규모, 주요 출자자, 출자 방법 등에서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하기는 했으나 출자 규모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참여사들끼리 논의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라임자산운용이 안분 원칙을 내세웠기 때문에 출자를 많이 한다고 해서 더 유리한 것은 없을 것"이라며 "회수 가능 금액과 출자액을 비교하면서 가장 최선의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판매 규모가 제일 많은 금융지주인 신한금융그룹이 배드뱅크 출자의 중심이 되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판매사 관계자는 "판매사 사이에서는 신한금융이 출자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각자 분담해서 할 것인지 등의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판매사 관계자는 "무역금융펀드 등에서 사기판매 정황이 드러났고, 신한이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데 과연 신한이 배드뱅크의 중심에 서서 피해를 주장하고 회수에 앞장서도 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감원은 판매사들의 자율적인 결정을 위해 한걸음 물러서서 배드뱅크 설립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배드뱅크 사안이 완전히 결정나면 판매사 공동으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설립이 논의 중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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