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팬데믹 주식도 채권도 강한 이유
<뉴욕은 지금> 팬데믹 주식도 채권도 강한 이유
  • 곽세연 기자
  • 승인 2020.05.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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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금융시장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주식과 채권의 동반 강세다.

주가는 3월 저점에서 'V'자형의 회복세를 보이고,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L'자형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국채 값과 국채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S&P 500은 3월 저점 이후 35% 반등했다. 팬데믹에 최단 기간 약세장에 진입할 정도로 폭락했던 지수는 3분의 2가량을 회복했다. 2월 사상 최고치에서 하락률은 12%에 불과하고, 3월 초 수준에 근접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7% 근처에서 움직이며 3월 이후 거의 오르지 못했다. 올해 초 1.92%에서 가파르게 하락한 뒤 제자리걸음이다. 30년 국채수익률 역시 1.4%에 불과해 두 주요 국채수익률 모두 사상 최저치 수준을 기록 중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주가가 내리면 채권은 오르고 주가가 오르면 채권은 내리는 역 상관관계를 갖는다. 대공황 급의 위기라는 이번에는 무엇이 주식과 채권의 '윈-윈'을 이끌었을까.

팬데믹이 월스트리트(금융시장)보다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에 더 심각한 피해를 줬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각각의 투자자가 서로 보고 있는 게 다르다는 진단이 일단 설득력을 갖는다.

주가는 기업 수익 전망, 즉 월스트리트를 반영하지만, 채권은 실물경제 전망, 즉 메인스트림을 반영한다.

3월 중순 급격하게 흔들렸던 금융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개입으로 안정을 되찾자 주식투자자들은 연준에 희망을 갖고 있다. 또다시 시장이 흔들리면 연준이 시장을 구해줄 것이라는 '연준 풋'에 기대고 있다.

반면 실물경제가 받은 충격은 처참한 지표로 나타났다. 미 국채투자자는 침체, 불황을 보고 있다.

IMF는 올해 글로벌 경제가 3%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월스트리트 타격이 컸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IMF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 거의 변동이 없을 것으로 봤다.

선진국 경제는 GDP는 6% 감소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2009년 당시보다 배로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업률은 1930년대 이후 최악의 수준에 도달했다. 4월 미국 실업률은 14.7%로 치솟았다. 2월 이후 축소된 8천만 명가량의 노동력이 실업으로 분류되면 실업률은 19% 가까이 된다. 물론 과거 침체와 달리 대다수가 일시적 해고라는 점은 위안거리다. 경제가 재개되면 이들이 직업을 되찾고, 소비와 지출을 늘릴 수 있다.

통상 통화정책이 더 완화적으로 될 때 주식과 채권수익률은 반대를 향한다. 반대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면 주가와 국채수익률은 같이 움직인다. 공황 상태에 빠진 투자자들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을 투매했고, 주가도 급락했던 3월 중순 잠깐의 주가와 채권 급락 동조화를 제외하고 3월 초 주가와 채권의 움직임은 디플레이션 압력이, 이후 움직임은 물꼬를 연 연준의 통화 정책이 지배했다고 보면 된다.

이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것은 2차 감염 위험이다.

잘 알려졌듯, 코로나19의 전염력은 매우 높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한다 해도 정부가 봉쇄 명령을 완화하면 2차 물결이 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스페인 독감 때 사례를 봐도 재감염 위험은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번 팬데믹 사태 속에서 주가와 신용 스프레드는 구글의 코로나바이러스 검색과 밀접하게 움직였다. 신규 감염자수가 상승 추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팬데믹 우려는 더욱 퍼질 것이다.

월가에서는 2차 물결이 일어도 사태가 막 시작했을 때보다는 불확실성이 줄어 주가가 3월 저점을 뚫고 내려가는 대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경험도 쌓았다.

특히 증시의 산업 지형도가 변하면서 주식시장이 실물경제를 대변하는 힘이 줄어든 점 역시 주가와 채권 동반 강세를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미 증시에서 기술주와 헬스케어주의 비중은 매우 높다. S&P 500에서 이 두 업종은 가장 큰 섹터다. 팬데믹 여파로 디지털 상거래로 전환이 가속했고 기술주는 이득을 봤고, 질병 치료제 관심이 커져 헬스케어는 위기 기간 가장 방어적인 섹터로 떠올랐다.

메인스트리트 타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재량적 소비와 서비스 지출을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에서는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과 같이 승승장구하는 온라인 업체 때문이다. 아마존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소매 섹터의 55%를 차지하고, 홈디포는 2번째로 비중이 높다. 자택 대피령 속에 집을 손보려는 수요가 늘어 홈디포는 사상 최고치에 근처에서 거래된다. 테이크아웃 주문 전환으로 이득을 본 맥도날드는 스타벅스에 이어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큰 주식이다.

국채수익률은 금방 회복될 공급보다 더 오래 걸릴 수요를 더 큰 문제로 보고 있다. 연준은 오랜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수요를 진작하기 위해서인데, 가계는 저축을 늘려 대비하려 하고, 기업들은 장기화에 대비해 투자 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버틸 것으로 전망된다. 세금을 줄여주는 등의 추가 재정정책과 함께 연준은 전시체제 정책을 가동해 마이너스 금리도 만지작거릴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실질 금리가 낮아지고 재정 적자는 늘어나는 포스트 펜데믹 균형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국채수익률은 상승보다는 하락 압력은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사는 만큼 지금, 주식과 채권의 균형추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위기가 생겨난 곳은 다르지만, 2008년 이후처럼 주가도 채권도 동반 강세로 움직일지 관심이 쏠린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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