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KDI '최악 시나리오'에 자꾸 눈이 간다
[데스크 칼럼] KDI '최악 시나리오'에 자꾸 눈이 간다
  • 한창헌 기자
  • 승인 2020.05.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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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고서 3개월여 지난 지금, 우리 경제는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금융시장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듯 이미 회복에 방점을 두고 질주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1,300원에 육박했던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최근에는 1,220~1,230원대의 좁은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자금시장의 상황을 보여주는 신용 스프레드도 지난 3월의 가파른 확대 추세를 종료하고 지금은 안정적인 범위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식시장 내부의 시선은 더욱 낙관적이다. 코스피는 21일 장중에 2,000선을 돌파했다. 연고점 대비 회복률은 70%대를 웃돌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이미 연고점을 넘어섰다. 주요국 증시의 회복 속도를 훌쩍 뛰어넘는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 연고점 대비 회복률은 50%대, 일본 닛케이지수와 유럽 주요 지수들의 회복률은 40%대에 머물러 있다.

시장이 보여주는 최근 숫자들은 올해 하반기 이후 경제 회복에 베팅해야만 나올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정말 하반기에는 우리 경제의 놀라운 반전이 가능할까. 이런 궁금증과 관련해 눈여겨볼 만한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다.

KDI가 전일 내놓은 경제전망은 세 가지 시나리오별 전망을 담았다. KDI가 경제전망 수치를 시나리오별로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워낙 큰 탓이다. 코로나19 지속 기간에 따라 경제적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KDI는 '기준 시나리오'로 봤을 때 한국 경제가 올해 0.2%, 내년에는 3.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는 상반기부터, 전 세계로는 하반기부터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시나리오에서다. 해외 경제활동이 하반기에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지연됐던 투자가 재개돼야 한다는 전제도 달려 있다.

'상위 시나리오'일 때는 우리 경제가 올해 1.1%, 내년에는 3.7%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코로나 19 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둔화한다는 전제 조건에서다. 내년에는 경제활동 대부분이 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정상화돼야 한다. 모든 경제 주체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겠지만, 그만큼 달성이 만만찮은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KDI는 코로화19 확산이 장기화하는 '하위 시나리오' 상황에선 올해 큰 폭의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제시한 수치는 마이너스(-) 1.6%다. 그나마 내년에는 기저효과 덕분에 3.8%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내수와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는 동시에 일부 취약기업과 가계는 파산할 수 있다고도 봤다. 대규모 실직이 발생해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경제 회복은 매우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달았다.

KDI가 제시한 하위 시나리오는 단기간 경제 회복 불능의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건 최근의 코로나19 전개 상황이 절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에서 경제 활동 재개 시도가 있지만, 감염 위험을 떠안은 행위라는 점에서 코로나 재확산 여부에 따라 언제든 되돌려질 가능성도 있다. 백신 개발이 가시화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경제 활동 재개는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공교롭게도 KDI의 시나리오별 경제전망이 발표된 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하루 30명대로 크게 늘었다. KDI가 던진 최악의 시나리오가 자꾸 눈에 밟히는 이유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도 코로나19가 단기적 경기 하강은 물론 중기적으로도 엄청난 불확실성을 야기했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말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현시점에서 최고의 경제 대책은 코로나19 방역 대책이란 얘기가 나온다. 코로나19에 대한 완벽한 방역이 원활한 경기 회복을 위한 전제 조건이 될 것이란 점도 분명해 보인다. 이와 더불어 경기 위축을 방어하기 위한 대책 마련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확장적이고 완화적인 정책은 당분간 불가피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가파른 경제 회복이 어렵다고 본다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대책의 방점을 둬야 한다. (금융시장부장 한창헌)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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