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민연금이 국내채권 투자 축소를 지속한다. 이 때문에 향후 국민연금이 국내채권을 주로 사는 구간에서 금리 상승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5월 말 '2020~2024년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을 세웠다. 중기자산배분안은 기금 수익성·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수립하는 5년 단위 기금운용 전략이다.

이 안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산배분 비중은 국내주식 18.0%, 해외주식 20.0%, 국내채권 45.3%, 해외채권 4.0%, 대체투자 12.7%다.

2020년 말 자산배분 비중은 국내주식 17.3%, 해외주식 22.3%, 국내채권 41.9%, 해외채권 5.5%, 대체투자 13.0%를 나타냈다.

2024년 말 자산배분 비중은 국내주식 15% 내외, 해외주식 30% 내외, 국내채권 30% 내외, 해외채권 1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다.

국내채권 비중은 2019년 말 45.3%, 2020년 말 41.9%, 2024년 말 30% 내외로 축소된다.

국민연금의 국내채권 투자 축소 기조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 20일 '2021~2025년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했다.

이 안을 보면 2025년 말 자산배분 비중은 국내주식 15% 내외, 해외주식 35% 내외, 국내채권 25% 내외, 해외채권 1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다.

국내채권 비중이 2024년 말 30% 내외에서 2025년 말 25% 내외가 된다. 지난해 국내채권 목표비중(45.3%)과 비교하면 20%포인트 정도 하락한다.

자산운용사의 한 운용역은 "국민연금이 수익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한다"며 "이 과정에서 저수익 자산편중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채권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어 해외채권 투자 비중은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연금의 국내채권 투자 축소를 두고 전문가는 국민연금이 채권을 주로 사는 구간에서 금리 상승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은 국내채권 투자 시 마켓 듀레이션을 따라간다"며 "국민연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국민연금이 국내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면 마켓 듀레이션 부근에서 금리 상승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며 "채권을 사들인 후 잔존만기가 짧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마켓 듀레이션보다 긴 구간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기준 KIS 종합채권지수에 따르면 평균 수정듀레이션은 5.58년, 평균 잔존만기는 6.28년이다. 이는 연기금 듀레이션 5.92년과 비슷하다.

지난해 국내 장외채권시장에서도 연기금은 5년 이하와 10년 이하 구간에서 주로 채권을 사들였다.

잔존만기별 연기금 순매수 비중은 1년 이하 마이너스(-) 120.8%, 2년 이하 41.3%, 3년 이하 36.7%, 5년 이하 59.1%, 10년 이하 48.3%, 15년 이하 -1.6%, 20년 이하 8.4%, 30년 이하 25.8%, 30년 초과 2.9% 등이다.

회사채시장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채권 투자에서 회사채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장외채권시장에서 연기금의 국채 투자 비중은 11.2%, 지방채 8.0%, 공사·공단채 14.6%, 통안채 23.7%, 금융채 13.9%, 회사채 28.5%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민연금 여유자금 운용실적에서도 국채는 계획 대비 집행실적이 95.8%를 기록했다. 국채 외 채권매입은 170.7%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국내 신용채 투자를 확대해 국채외 채권 집행률이 170%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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