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유행 가능성과 경제의 회복 속도가 느릴 것이라는 우려로 폭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에 대해 우려한 데다, 코로나19의 재유행 공포도 커져 큰 폭 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연준의 우울한 경제 전망, 코로나19 재유행 우려에 위험투자 심리가 가파르게 위축돼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코로나19의 2차 유행과 부진한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로 폭락했다.

미국 텍사스와 애리조나 등 일부 주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시 빨라지면서 2차 유행에 대한 공포가 부상했다.

일부 외신은 보건 전문가들이 애리조나·텍사스·플로리다·캘리포니아 등 4개 주에 2차 유행이 닥쳐오고 있다는 증거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 200만 명을 넘어섰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를 다시 봉쇄할 수는 없다"면서 2차 유행 우려 속에서도 경제 재개 지속 의지를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광범위한 봉쇄가 아니더라도, 신규 감염 증가 지역의 자체적인 제한 조치도 경제의 회복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테네시주의 주도인 내슈빌은 최근 2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 속도가 다소 빨라졌다면서 경제 재개의 다음 단계를 연기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반면 뉴욕주는 일부 지역에서 3단계 경제 재개를 시작한다고 발표하는 등 지역별로 상황이 엇갈리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다음 달 1일부터 역외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한 입국 제한을 부분적이고 점진적으로 해제할 것을 회원국에 권고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35만5천 명 줄어든 154만2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159만5천 명보다 적었다.

지난달 30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도 33만9천 명 감소한 2천92만9천 명을 기록했다.

미국의 추가 재정 부양책과 관련해서는 엇갈린 신호가 나왔다.

므누신 장관은 가계에 현금을 더 지급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 경제방송 CNBC는 백악관과 공화당이 오는 7월 하순께에야 추가 부양책을 공식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므누신 장관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한 보복으로 홍콩으로의 미국 자본 이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워킹그룹은 중국 기업과 관련한 회계 문제를 점검하고 있다"면서 "자본시장 보호와 이번 상황을 대처하는 것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철저한 보고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예상보다는 양호했다.

노동부는 5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 변화 없음(0.0%)을 상회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61.82포인트(6.9%) 폭락한 25,128.1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88.04포인트(5.89%) 추락한 3,002.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7.62포인트(5.27%) 급락한 9,492.73에 장을 마감했다.

주요 지수는 지난 3월 16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부정적 경제 전망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준이 전일 다소 부정적인 경제 전망을 한 점도 증시의 가파른 조정을 촉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크며, 코로나19의 고용 등에 대한 악영향이 오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미국의 실업률이 올해 말 9.3%를 기록한 이후 내년 말에는 6.5%, 2022년 말 5.5%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연준은 지속적인 경기 부양 의지도 확인했지만, 부정적인 경제 전망이 투자 심리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경제 재개 수혜 부문으로 꼽히며 최근 상승 폭이 컸던 항공사 등 경기 민감 분야 기업 주가가 폭락했다. 은행 주가도 연준의 장기 저금리 방침에 대한 부담까지 겹치면서 급락했다.

시장이 불안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연준은

너무 자주 틀린다"면서 경제 전망이 비관적이란 비판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분기 이후 내년까지 경제가 매우 좋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백신과 치료제도 곧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에도 지속해서 낙폭을 확대하는 등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보험청구자 수도 감소 흐름이 이어졌지만, 증시의 하락세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아메리칸 항공이 15.5% 급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8.3% 내렸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9.45% 폭락했고, 금융주는 8.18% 내렸다. 기술주도 5.81% 하락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2차 유행 및 느린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알타프 카삼 투자 전략 담당 대표는 "세계 최대 경제국에서 코로나19 확진 수치가 다시 증가한다면 이는 대규모 조정을 촉발할 것"이라면서 "연준의 조심스러운 어조도 시장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이었기 때문에, (경제가)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앞으로 고통이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7.95% 폭등한 40.79를 기록했다. 5월 4일 이후 처음으로 40을 넘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1.3bp 하락한 0.651%를 기록했다. 이번 달 들어 가장 낮다.

지난주 내내 올라 0.9%를 상회했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 들어서는 나흘 연속 하락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이 향후 경제가 매우 불확실하다며 어두운 전망을 하고 2022년까지 금리를 낮게 유지하겠다고 약속해 뉴욕 증시는 급락했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는 급등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감염이 다시 늘어나 2차 물결이 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져 미 국채 수요는 늘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큰 폭 올랐다.

경제 지표는 시장 예상보다 좋았지만, 회복 기대가 선반영된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아바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수석 시장 분석가는 "연준이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던 점이 리스크 온 심리에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 투자 전략가는 "연준은 경제가 회복 국면 시작에 있다고 이해하고, 현시점에서 정책이나 포워드 가이던스를 바꾸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중앙은행의 부진한 전망이 주식시장의 투매와 많은 연관이 있다"며 "지난주 여러 주의 경제 재개, PMI 지표 개선, 긍정적인 고용보고서 등에 매달렸는데, 파월 의장은 단숨에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연준의 기자회견에 대한 초기 반응은 지속하는 반응은 아니다"며 "투자자들이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우리가 봐온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극단적인 시기 중 하나여서 연준으로부터 확실한 메시지를 기대했다"며 "파월 의장 메시지 외에 어떤 것도 더 큰 놀라움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체 방크의 짐 레이드 매크로 전략가는 "텍사스에서 팬데믹 발생 이후 하루 수치로는 가장 많은 2천504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됐다는 뉴스는 위험 심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에서도 최근 확진자 수치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의 거스 파우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속 청구자수가 지난 3주 동안 2주 하락했고, 5월 초 정점에서 16% 내려온 것을 볼 때 해고됐다 일을 되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시장의 최악은 끝났지만, 바이러스 침체에서 오는 끔찍한 상황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89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128엔보다 0.232엔(0.22%)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299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907달러보다 0.00914달러(0.80%)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0.78엔을 기록, 전장 122.00엔보다 1.22엔(1.00%)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79% 오른 96.737을 기록했다. 전일 3개월 만에 최저치에서 이날 반등했다.

연준이 올해 6.5%의 역성장을 예상하는 등 경제를 우려했고, 2022년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달러는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과 프랑을 제외하고는 모두 올랐다.

경제 재개와 함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 2차 물결이 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뉴욕 증시는 폭락했고, 안전피난처로 달러 수요는 늘어났다.

엔은 달러에 1개월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고, 프랑 역시 3개월 이내 가장 높았다. 반면 유로와 파운드, 호주 달러 등은 달러에 일제히 내렸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야성적 충동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며 "주식 차익 실현, 신흥시장 매도, 시장을 이끌던 통화의 상승분 되돌림, 안전한 채권시장으로 이동이 시장 전반에 번졌다"고 말했다.

템푸스의 존 도일 트레이딩·딜링 부대표는 "역사적인 주가 상승이 현실 확인을 거치고 있다"며 "일부 재감염 우려가 있지만, 주초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며, 얼마나 빠르고 강하게 주가가 오르고 달러가 내렸는지를 보며 트레이더들은 차익 실현 구실을 찾았고, 주가를 고점에서 떨어뜨리고 달러는 저점에서 벗어나게 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5월 말부터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고, 각 주가 재개를 통해 경제 정상화에 나서면서 달러인덱스는 3.5%나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증시 활황이 최근 안전피난처 달러 약세의 결정적인 동인이었다"며 "시장은 다시 매크로 펀더멘털을 반영하게 될 것이며 약한 글로벌 경제 성장에 따라 중기적으로 달러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외환 전략가는 "연준 조치와 함께 코로나19가 이끄는 달러의 정점은 지났을 수 있으며 향후 몇 년 동안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며 "달러는 매우 비싼 반면 유로와 엔과 같은 몇몇 싼 통화가 있다"고 지적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는 "달러로의 안전피난처 자금 유입은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났다는 낙관론에 밀려나고 있다"며 "연준의 전례 없는 통화 정책 완화, 11월 대선을 앞둔 정치적 긴장에 달러는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는 최근 연속 상승 부담에다 위험 심리도 후퇴해 하락했다. 전일 장중 1.14달러대로 올라섰던 유로-달러는 1.12달러대로 후퇴했다.

MUFG 은행은 "코로나19 제한 완화 이후 미국에서 2차 물결이 우려되지만, 대조적으로 유럽은 눈에 띄는 재감염을 피하고 있다"며 "유로-달러 상승 모멘텀이 강해질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스케 은행의 분석가들은 "연준의 완화적인 정책 기조가 달러를 끌어내려 단기적으로 유로-달러가 1.15달러로 올라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운드는 달러에 1.35% 급락했다. 파운드는 전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2018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상승이다.

전일 파운드-달러는 1.27달러대로 올라서며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투기세력은 파운드 숏 베팅을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늘렸다.

삭소 뱅크의 존 하디 외환 전략 대표는 "뒷걸음질 치는 파운드-달러는 1.25달러로 향할 수 있다"며 "브렉시트 협상이 험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26달러(8.2%) 폭락한 36.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6주래 가장 큰 낙폭이다. WTI는 장중 한때 35.4달러 수준까지 추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각주의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중한 경제 전망 여파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현실화한다면 경제 회복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유가는 장 초반부터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연준의 다소 부정적인 경기 전망도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꺾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전망이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며 코로나19의 영향은 오래갈 것이라는 지적을 내놨다.

이런 요인이 겹치면서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1,500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이 극도로 불안했다.

여기에 최근 유가 반등으로 미국의 셰일업체들이 산유량을 다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경제 재개 초기의 낙관론에 따른 급등을 뒤로하고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캐일린 버치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이다"라면서 "최근의 유가 하락은 경제 재개 초기의 상승 동력이 끝났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는 이제 오래 걸리고 느린 반등 과정에 들어섰다"면서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2021년 말에나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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