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경영난에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쌍용차에 대한 지원 축소에 이어 경영권을 포기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대주주의 발빼기 가능성에 정부와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을 기대했던 쌍용차는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깊은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8) 충격 극복을 위해 쌍용차 지배권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74.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며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부터 코엔카 사장 자리를 넘겨받는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도 "코로나19 영향 속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자본지출 효용성을 높이는 등 광범위한 구조조정 차원으로 향후 12개월 동안 모든 손실 유발 사업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 사업은 파트너십을 모색하거나 접을 수 있고, 전략적 중요성이 있는 사업은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배권 포기 검토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올해 4월 쌍용차의 위기 극복을 위해 2천3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지속된 적자와 코로나19 여파가 겹치면서 지원 규모를 400억원으로 축소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별도기준 978억원의 영업손실과 1천9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13분기 연속 영업손익 적자 기조를 이어온 것이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5천767억원 초과한 상황이 계속돼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게다가 쌍용차는 올해 7월 산은의 차입금 900억원 등 연말까지 2천500억원의 차입금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그나마 쌍용차는 자산매각을 통해 급한 불을 껐다.

쌍용차는 지난 1일 PIA자산운용에 서울 구로정비사업소를 1천8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각 후 임대(세일앤리스백) 조건으로 구로정비사업소를 팔았으며 이달 말 대금이 모두 입금될 예정이다.

지난 4월에는 부산물류센터를 매각해 260억원을 확보했다.

자산 매각 대금은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가 유동성 확보에 한숨 돌렸지만, 마힌드라의 철수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와 채권단의 쌍용차에 대한 지원 고민도 깊어졌다.

우선, 쌍용차는 대주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산은에 대출금 일부를 상환하더라도 만기를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책은행과 시중은행들이 기업 대출 만기 연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산은이 대출 만기 연장 외에 또 다른 지원에 나서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마무리하자마자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아시아나항공 재협상 등의 현안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쌍용차에 대한 유동성 지원 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다만 정부와 채권단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선 대주주의 우선적인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쌍용차를)재무적인 관점에서만 볼 것인지 다른 파급효과까지 같이 봐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부처가 모여서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쌍용차의 앞길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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