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국내 보험업계가 해외채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채 등 해외채권 금리가 원화채권보다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점도 보험사가 해외채권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로 지목된다. 외화자산 운용한도를 확대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아직 시행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대형 생명보험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요즘 해외채권에 적극 투자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금리가 높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기준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1.492%다. 외환(FX) 스와프 1년 구간에서 환헤지를 하면 수익률은 0.913%가 된다. 같은 기간 원화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1.594%다.

지난 23일 기준 미국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만기 30년 채권 수익률은 2.490%다. 환헤지 후 수익률은 1.911%다.

원화 국고채보다 31.7bp 높다. 월마트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신용등급은 'AA'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AA' 회사채 금리가 원화 국고채보다 30bp 정도 높은데 괜찮은 레벨은 아니다"며 "차환 리스크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은행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장기채 금리가 원화 채권보다 큰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보험사가 해외채권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는 진단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각국이 경제활동 재개함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이에 따라 금융시장도 출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위험자산 반등 폭이 컸던 만큼 조정 우려가 있다"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환헤지 후 해외채권 수익률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며 "보험사가 해외채권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해외투자 한도 확대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아직 시행되지 않아 보험사가 해외채권에 투자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국회는 지난 4월 본회의에서 보험업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지난달 19일 공포됐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후 시행된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외화자산 운용 한도는 기존 일반계정의 30%, 특별계정의 20%에서 일반계정, 특별계정 모두 50%가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채권에 투자하다가 외화자산 운용 한도를 넘을 수 있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외화자산 운용 한도를 초과한 푸본현대생명을 제재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외화자산 운용한도에 다다른 보험사는 해외채권 투자를 제대로 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자산운용의 방법 및 비율을 위반한 푸본현대생명에 과태료 2천만원을 부과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외화자산 운용한도를 잘못 계산한 상태에서 지난해 6월 27~28일 대만 달러를 매입했다. 그 결과 같은 해 6월 27~30일 외화자산 운용한도를 초과했다. (자산운용부 김용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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