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기의 칼라무스] 마이데이터와 디지털 독점
[배현기의 칼라무스] 마이데이터와 디지털 독점
  • 연합인포맥스
  • 승인 2020.07.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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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개정 신용정보법의 시행을 앞두고 금융업계와 비금융업계 모두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월 14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허가 수요조사에서 무려 119개 업체가 신청의사를 밝혔다고 하니 일단 흥행은 대성공이다. 금융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기존 금융회사가 55개로 가장 많았고, 비금융회사 41개, 핀테크회사 20개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금융회사 인허가 역사에서 빅테크를 포함한 비금융회사까지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보인 사례는 없었다. 무엇이 마이데이터를 모두가 주목하는 비즈니스로 만들었을까.

누구나 인지하듯이 지금은 4차산업혁명의 시대이다. 거기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디지털과 언택트의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다. 대면 접촉이 비대면 비접촉으로 바뀌면서 접촉과 경험에서 형성되는 정보보다 행위와 사실로 생성되는 정보가 더 많아지고 중요해진다. 기록으로 남는 개인 데이터가 다양해지고 급격히 증가한다. 이른바 빅데이터가 쌓여가고 인간이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인공지능(AI)이 사람 대신 분석과 판단(프로파일링)을 담당한다. 디지털 세상을 장악하고 있고 주식시장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가팜(GoAoFoAoM)을 통해 우리는 이미 이러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구글은 온라인 검색, 비디오 공유(유튜브), 온라인 지도 등에서 압도적이고 인공지능 스피커(구글홈)의 2인자다. 아마존은 이커머스, 클라우드(AWS), 인공지능 스피커(에코)를 지배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인간관계를 대신하는 사회적 관계망과 온라인 메시징, 이미지 공유(인스타그램) 등을 장악하고 있다. 애플은 디지털세상의 주체이자 접점인 휴대폰과 운영시스템을 좌지우지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 운영체제(윈도우)를 독식하는 데다 클라우드(애저)와 비디오게임에서 아마존에 이어 2인자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디지털 광고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은 개인들의 정보를 축적하고 연결해 판단을 내리고 적시에 가장 적절한 제안을 제시함으로써 디지털 세상의 마케팅과 광고를 장악하고 있다. 게다가 구매의 확실성을 보장하기 위해 독자적인 선불지급수단을 확보하거나 후불인 신용카드 또는 직불인 은행 결제계좌와 연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만약 여기에 개인의 금융자산과 부채(대출), 거래내역 정보까지 가미한다면 어떨까. 개인의 선호와 지급수단 외에 지불능력까지 확보하게 되므로 디지털 세상에 존재하는 금융과 비금융의 모든 구매활동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신용정보주체인 개인의 금융거래내용을 판단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정보를 수집해 제공하는 오픈 파이낸스를 도입하고 있다. 가팜이나 가팜의 위치에 있는 국내 디지털 플팻폼 기업들이 이러한 시장에 참여하려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기존 개인정보와 구매수단(000페이)에 금융거래정보와 지불능력까지 결합하여 광고 성공률을 극대화하며 금융서비스의 중개와 자문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디지털과 언택트 트렌드의 확산 이외에도 이러한 기대(?)가 반영됐을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는 마이데이터 세상에서 살게 될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모든 것을 알아서 다해주니 아무 걱정도 없이 너무도 편하게 살 것인가, 아니면 마이데이터 세상에 아예 참여하지 않거나 참여한 후 잊힐 권리를 행사할 것인가. 선택은 개인의 몫일 수 있다. 하지만 제도설계와 운영단계에서 우리 사회는 효율성과 독점 사이의 선택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처음 오픈뱅킹을 도입했고 오픈 파이낸스를 검토 중인 영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영국의 경쟁당국(CMA)은 2017년 은행 소매금융시장의 경쟁 촉진 관점에서 오픈뱅킹을 도입했고, 금융당국(FCA)도 현재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시장의 경쟁 촉진 관점에서 오픈 파이낸스를 추진하고 있다. 경쟁은 좋고, 독점은 나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배현기 웰스가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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