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올해 상반기 중 서울 채권시장에서 초장기물 발행 실적이 예년이나 올해 목표한 발행 비중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해 올해 국고채 공급량이 급증한 상황에서 상반기 발행 진도율 역시 빠르지 않아, 초장기물 스프레드 축소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6월까지 만기가 20년 이상인 초장기물은 30조6천억 원이 발행됐다. 이는 상반기 전체 발행량(88조2천억 원) 가운데 34.6%가량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1~6월 국고채 발행계획 실적(28조9천590억 원, 33.16%)과 다음에 발행된 국고 20년 비경쟁인수 옵션 물량 1조3천500억 원을 합산한 결과다.

기재부가 만기별 발행 비중을 '단기(3·5년물) 40±5%, 중기(10년물) 25±5%, 장기(20·30·50년물) 35±5%'로 그룹화해 관리한다는 점에서 초장기물 발행은 다소 더딘 흐름이 관측된다.

예년에도 기재부는 만기 20년 이상 초장기물 발행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를 유지했다.

국채백서 2019에 따르면 20년 이상 초장기물 발행은 지난 2016년 25.3%와 2017년 30.1%, 2018년 35.4%로 꾸준히 비중이 늘었고 2019년에는 35.9%에 이르렀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는 올 하반기 초장기물 발행량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상반기 국고채 발행량은 전체에서 약 52%에 머물러 예년에 비해 발행 진도율이 빠르지 않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국고채 발행 진도율은 57.42%였고, 지지난해는 59.24%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체 발행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통상적으로 발행 부담을 덜었던 하반기에도 초장기물을 비롯한 발행량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난번 30년물 입찰 자체는 강했지만, 그 이후에 장은 밀렸다"며 "장기채권 비율이 35%를 타겟팅하고 있는데 이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12월 발행이 줄어드는 점까지 고려하면 분명히 초장기물 발행에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주 국회에서 3차 추경 규모가 확정됐고 본격적으로 수급 부담이 7월 입찰분 옵션 물량 감소 등을 통해 한층 가시화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일 국고채 10년과 30년물 스프레드는 19.1bp로 마감하는 등 초장기물 스프레드는 20bp 안팎을 등락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수급 부담은 결국 생길 수밖에 없다"며 "7월 비경쟁인수 옵션에서 3년물 옵션 발행 없이 30년물만 4천억 원 발행되는 등 옵션 발행량이 줄었다. 예전에는 옵션 물량으로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였는데 옵션이 발행되지 않으면 전부 경쟁 입찰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8~9월에도 별 재료 없이 금리가 슬금슬금 오르다 주택저당증권(MBS) 이슈가 나오면서 금리가 급등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재부는 목표한 발행 비중을 준수하는 가운데 시장 상황과 직전 구간별 발행량 규모를 고려하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발행 진도율이) 3차 추경이 확정되기 전을 기준으로 보면 빨랐지만, 추경으로 적자국채 23조 원이 더해진 영향을 받았다"라며 "기본적으로 발행밴드 비중을 준수한다는 전제하에서 시장 상황을 보면서 미세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지금으로선 변함없다"고 말했다.



<국고채 10년과 30년물 스프레드 추이>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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